국방 시험 기술, 치유 조명으로 재탄생

무기 개발에 활용된 군사기술이 민간 분야에 이전, 신시장 개척에 나서 주목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무기체계 환경시험을 위해 독자 개발한 ‘램프 조합방식을 이용한 태양광 모사 기술’을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전문 업체인 이시스인터내셔널(대표 유창남)에 이전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의 환경시험실(태양열 시험).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의 환경시험실(태양열 시험).

이 기술은 기존 적외선만 활용한 단일 램프 방식에 비해 적외선·자외선·가시광선을 모두 활용, 태양광과 동일하게 모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태양광과 동일하게 빛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건강관리나 농산물 재배 등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성이 엿보인 것이다.

이시스인터내셔널은 ADD 기술을 토대로 치유 조명을 개발하기로 했다. ‘힐링 라이트’로 불리는 제품은 흐린 날이 지속될 때 사람들이 자연광과 유사한 인공 태양광을 쐴 수 있게 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조명이 단순히 어두운 실내를 밝게 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보조하는 치유 제품으로 거듭난 것이다.

14일 유창남 이시스인터내셔널 대표는 “‘램프 조합방식’을 활용하면 낮은 가격으로 태양광을 모사할 수 있어, 제품 수출시 연 1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ADD의 태양광 모사 기술은 농산물 재배에도 접목을 앞두고 있다. 중소 벤처기업인 조이테크(대표 이동열)가 기술을 이전받아 식물 공장을 개발하기로 했다.

태양광 기술은 기존 LED광과 달리 태양광 스펙트럼을 90% 이상 모사할 수 있어 농산물의 생산량과 품질 향상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홍용 ADD 소장은 “무기체계의 핵심기술뿐만 아니라 시험 평가를 위해 개발된 기술도 활용에 따라 기대효과가 달라진다”며 “국방연구개발을 위해 투자한 예산이 국가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