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핵심 소재로만 알려졌던 액정이 융합 첨단 소재로 변신하고 있다. 바이오·환경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CD 액정을 바이오 기술과 융합하거나 다른 소재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액정은 액체처럼 유동성이 있으면서 결정의 특징인 규칙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물질을 말한다. LCD에서는 백라이트유닛(BLU)의 빛을 통과시키거나 막아줌으로써 각 화소를 구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여년간 LCD는 액정의 대표적인 응용처(애플리케이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액정이 융합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아일랜드에서 열린 국제액정학회(ILCC)에서는 바이오를 비롯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발굴이 주된 의제로 논의됐다. 액정이 전기를 비롯해 특정한 자극에 의해 상태가 변하는 원리에 착안해서다. 빛을 조절하는 홍채에 액정을 응용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빛을 조절하는 능력 덕분에 스마트 윈도에도 적용되고 있다. 디스플레이에서 액정이 빛을 차단하거나 통과시키는 것처럼 창문에 적용하면 명암을 순식간에 바꿔줄 수 있다. 빛 조절을 통해 실내 온도 조절도 가능해 에너지 효율도 높여줄 수 있다. 최근 액정 대표 기업인 독일 머크가 지분 100%를 인수한 피어플러스는 이 같은 스마트 윈도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또 다른 액정 대표 회사인 JNC 역시 액정을 새로운 분야에 응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발광고분자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액정 현상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이신두 서울대 교수는 “액정이라고 하면 그동안 디스플레이라는 애플리케이션만 생각했지만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기초 과학에서 새로운 물리 현상을 발견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쓰이거나 액정 현상을 통해 다른 소재의 성능을 개선하는 식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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