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정기업 쏠림에 대한 근본 대책을 찾아야

국내 경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수위를 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쏠림 현상’이 심화돼 특정 기업 부침에 따라 전체 우리 경제가 휘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가 14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부터 2012년 사이에 큰 폭으로 늘어났다. 두 회사 매출은 412조원으로 전체 기업의 11.9%에 달했다. 매출 비중도 2009년 10.0%에서 2012년 11.9%로 4년 사이에 1.9%포인트 높아졌다. 이익 역시 2009년 이후 배로 껑충 뛰었다. 2009년 삼성과 현대차 영업이익 비중은 7.3%였지만 4년 새 비중이 14.7%를 점유했다.

조사기관은 두 회사 경제 집중도가 커진 배경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취한 고환율 정책을 꼽았다. 한마디로 정부의 직·간접적인 도움 덕분에 경제적 쏠림 현상이 심화되었다는 것이다.

특정기업 경제 쏠림 현상은 어떤 식으로든 바람직하지 않다. 순수한 경쟁에 따른 독점이나 과점도 건전한 시장 질서를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게 경제정책의 ABC다. 자연스런 시장 경쟁에 따른 과점도 그러할 진데 정책 덕분에 편익을 얻었다면 이는 정부가 경제 불균형을 유도했다고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

이미 곳곳에서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들 기업의 부진이 현실화되면서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급속도로 퍼진다. 일부 대기업 실적이 나라 경제의 지표를 좌우하면서 생기는 착시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특정 기업의 경제 집중도를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미봉책이 아닌 근본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자칫 단발성 정책을 남발하다 보면 그만큼 내성만 길러져 특정 기업 위상만 높아질 뿐이다. 특정 기업 의존도가 경제 발목을 잡지 않도록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위시한 2기 박근혜 경제팀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