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취향과 생활패턴에 맞는 서비스로 차별성을 꾀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했다. 여성이 주된 고객이었던 모바일 쇼핑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숨겨졌던 남성의 수요를 제대로 간파해 새로운 시장성을 개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직구로 국내 얼리어댑터 남성에게 가전제품이나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바이어스의 미스터쿤(대표 황현승)이 대표적이다. 황현승 바이어스 대표는 “왜 남자만을 위한 커머스는 없을까하는 생각에서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했다”며 “해외에서 먼저 출시된 테크 제품을 가장 먼저 사서 써보고 싶어 하는 남자를 주 타깃으로 미스터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스터쿤은 남성 얼리어답터라는 타깃이 명확해 판매 제품군 선정에도 공을 많이 들인다. 해외직구를 선택한 이유도 제품 경쟁력을 위해서다. 뽐뿌나 클리앙과 같이 디지털 기기 마니아가 모인 커뮤니티를 통해 미스터쿤에 유입되는 사용자도 상당하다.
마니아 취향을 가진 남성을 위한 ‘지빗’은 일명 키덜트(어린아이와 같은 취미를 가진 어른)를 위한 SNS다. 조립식 프라모델, 피규어를 사진 찍어 올려 자랑하는 공간이다. 전체 사용자 중 남성이 80%에 육박한다.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에 올리기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기 힘든 피규어 수집과 같은 소수 취미를 가진 남자들이 모여 취향을 공유한다.
지빗을 운영하는 황재호 가지스튜디오 대표는 “키덜트 시장은 현재 5000억원 규모로 매년 약 30%씩 성장한다”며 “그간 웬만한 프라모델 카페 커뮤니티 등은 초보자에게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지빗으로 키덜트가 자유롭게 본인의 소장품을 전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직 남자 맞춤 셔츠만 판매하는 스타트업 ‘스트라입스’도 상한가다. 직접 재단사가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와 몸 치수를 재고 맞춤 패션 디자인 상담까지 한다. 두 번째 구매부터는 저장된 고객 데이터베이스로 고객은 클릭 몇 번만으로 재구매가 가능하다. 스트라입스는 지금까지 분기별로 60%의 성장률을 보였다. 스트라입스는 평균적으로 여성에 비해 옷 고르는데 시간을 덜 쓰고 싶어 하는 남성의 심리를 간파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승준 스트라입스 대표는 “스트라입스는 앞으로도 남성고객만을 위한 상품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라며 “현재는 셔츠만 제작하고 있지만 앞으로 바지, 액세서리 등 고객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사업 군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