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 정책 구상이 아닌 현장에서 효과를 낼 수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국내 산학연 각 계 관계자들은 2기 내각이 더 이상 ‘골든타임’을 허비하지 말고 실질적인 ‘액션 플랜’에 초점을 맞춰 창조경제 구현과 성장엔진 가동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창조경제 담론에 갇혀 구호만 외치던 것에서 벗어나 우리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을 신속하게 집행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성장 모멘텀 살려라
재계는 침체에 빠진 경기를 되살리는 경제 활성화 정책을 요구했다. 창조경제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구체화하는 한편 규제를 개선해 경제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임상혁 전경련 상무는 “미국·일본 등이 다양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처럼 우리 2기 내각도 정책 목표를 경제 활성화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경제활력 진작 대책으로 성장 모멘텀을 되살리고, 나아가 규제 개혁과 창조경제 전환으로 기존의 낡은 경제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수와 수출의 쌍끌이 효과가 필요한데 지금의 불안정한 환율이 중소기업 활동과 성과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개선을 당부했다.
송희준 이화여대 교수는 “2기 내각이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규제 완화를 비롯해 구체적인 액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라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는 중소·벤처기업 생태계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는 곧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야기해 몇몇 회사에 의해 전체 경제지표가 흔들리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2기 내각이 이같은 한국 경제의 고질병을 고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석중 IBK기업은행 부행장은 “중소기업이 살아야 한국 경제의 허리를 튼튼히 할 수 있다”며 “국내 우량 중소기업이 제대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지원책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광희 벤처기업협회 부회장도 “창조경제의 핵심인 벤처기업 육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고경영자(CEO)도 2기 내각의 중기·벤처 지원 강화를 희망했다. 팹리스기업 동운아나텍의 김동철 사장은 “중소기업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우수 인력”이라며 “중소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양성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창조경제가 보다 활성화돼 청년들의 다양한 도전이 장려되고, 스타트업 기업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R&D에 지속적인 관심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승헌 ETRI 사이버보안기반연구부장은 “현장 속에 답이 있다”며 “2기 내각이 연구 현장에 관심을 갖고 창조경제 견인을 위한 R&D 성과 창출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산업별 맞춤형 정책을 펼쳐라
소프트웨어(SW)·통신 등 각 산업별로도 2기 내각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창조경제를 조기에 이뤄내기 위해서는 SW 중심 사회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SW 관련 정책을 강한 실행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신 업계는 규제 완화와 시장 안정화 정책을 주문했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통신 3사 관계자들은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경쟁정책 유도 △불필요한 규제 개혁 △불법보조금 차단을 통한 시장 과열 방지 등을 요구했다.
보안 업계는 정부가 앞장서 관련 투자를 늘려나갈 것을 촉구했다. 심종헌 지식정보보안협회 회장은 “민간 기업에 비해 공공 부문 정보보호 투자가 너무 부진하다”며 “보안 규제를 만드는 것보다 정보화 예산 중 정보보호 예산을 분리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안 업체 데이타비전의 엄익식 사장은 “대기업이 보안SW 시장에서조차 자본력을 앞세워 가격경쟁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조경제 핵심 부처인 미래부의 2기 수장에게도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김동호 아이디인큐 대표는 “신임 미래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융합의 핵심으로 SW를 강조한 것에 깊이 공감한다”며 SW 분야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했다. 이한상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이제는 미래부가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라며 “문화와 정보통신기술(ICT) 등 융합을 지원하고 이끄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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