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혁신의 메카를 가다]2. 전남대 차세대휴대폰인터페이스연구센터

전남대 차세대휴대폰인터페이스연구센터(이하 전남대 센터)는 대기업이 숨겨둔 보물같은 곳이다.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연구에 주력해 온 성과를 바탕으로 대기업과 산학협력,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칠우 전남대학교 차세대휴대폰인터페이스연구센터장(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이칠우 전남대학교 차세대휴대폰인터페이스연구센터장(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최근 스마트폰 시장성과에 따라 대기업의 운명이 갈리면서 우수한 스마트폰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단순히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기술만이 아니라 경쟁사의 특허 소송에 대응할 수 있는 독자기술의 확보도 필수적이다.

전남대 센터는 LG전자로부터 4년간 연구비를 지원받아 산학협력 연구를 진행해 주력 스마트폰에 쓸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했다. 당시 기업과 센터가 머리를 맞대 개발한 기술은 주력 스마트폰에 적용돼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남대 센터는 기술이전 등 산학협력 공로를 인정받아 LG전자 MC연구소로부터 산학협력 특별 공로상을 개발 연구원이 받았다. 배출 인력 대부분이 대기업에 취업하며, 취업률도 90%가 넘는다. 지방대 이공계는 석박사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다지만, 적극적 산학협력으로 대기업과 대학이 모두 윈윈했다.

전남대 센터의 기술 협력은 대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체 개발한 태그온(TAGON) 기술은 RFID 리더가 장착된 스마트리더기로 상품으로부터 읽혀진 정보를 블루투스 신호로 변환해 스마트폰 앱으로 전달한다. 앱은 무선데이터망에 접속해 인터넷 서버정보를 활용해 상품정보를 파악한다. 이 기술은 주류진품확인 단말기에 적용돼 연 10억원을 넘는 매출을 내고 있다.

전남대 센터는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의 지능화된 인터페이스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능화된 인터페이스가 도입되면 스마트폰은 상황에 따라 스스로 변화하고 진화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듯이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칠우 센터장(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은 “컴퓨터는 수십 년 전부터 이미 ‘인간을 닮은 컴퓨터’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컴퓨터’를 목표로 개발이 이뤄졌다”며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카메라를 이용한 매핑 방식으로 컴퓨터가 사람의 표정을 인식하고, 이를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키넥트’나 ‘위’같은 동작인식방식의 콘솔게임기도 컴퓨터 입력장치 연구의 결과다.

컴퓨터가 빠르게 진화하면서 사람의 생각이나 동작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디지털 신호로 전달하는 것은 항상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다. 인간의 아날로그 신호를 컴퓨터가 이해하는 디지털로 편리하게 입력하기 위해 키보드가 처음 만들어졌고, 마우스와 태블릿PC가 개발됐다. 최근에는 컴퓨터가 음성신호는 물론이고 얼굴표정까지 이해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전남대 센터는 ‘손안의 컴퓨터’로 불리는 스마트폰에 이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이 교수는 “다음 세대의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는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자가 굳이 모바일 메신저의 이모티콘을 쓰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는 목소리나 동작까지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사용자의 사용 패턴이나 취향에 따라 자동으로 맞춤 앱이 다운로드되고, 초기 화면이 배열되는 맞춤형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을 연구한다”고 말했다.

이칠우 센터장

-대학연구소인데 성과가 뛰어나다.

▲기업체는 당장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연구를 필요로 하지만, 대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전문가가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 빠른 시간을 요구하는 대기업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도 특화 분야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차세대 기술로 연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다음 세대 휴대용 단말기 인터페이스 연구 차원에서 다양한 사용자 경험 연구를 하고 있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하나만 잘 해서는 할 수 없는 분야라 많은 데이터 축적 및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지방대 이공계 상황이 궁금하다.

▲최근에 석박사 과정에 중국, 베트남, 동남아 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많다. 우리가 과거 미국, 일본, 유럽에서 기술을 배워왔던 것처럼 이들도 한국의 앞선 기술을 배우러 온 것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