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연재를 시작한 무협소설 ‘수라왕’은 네이버 장르소설 분야 1위다. 무협소설이지만 여성 독자의 비율이 26%에 이른다. 콘텐츠시장에서 여성이 소비의 주축으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유료화를 시작한 웹소설의 여성 독자 비율이 67%로 남성을 크게 앞질렀다고 밝혔다. 차정윤 네이버 과장은 “웹소설 독자층 다수가 20~30대 여성”이라며 “실제 유료 콘텐츠 구매로 이어지는 수치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웹소설 독자층이 유입되는 디바이스별 비중을 보면 모바일이 PC를 크게 앞선다”며 “스마트기기의 확산이 여성의 활발한 웹소설 구독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성이 콘텐츠 구매의 중심으로 떠오른 장르는 단지 웹소설뿐만이 아니다. 웹툰과 동영상 소비도 여성 구매 비중이 남성을 앞섰다.
유료 웹툰 서비스 레진코믹스의 여성 독자비율은 63%에 이른다. 레진은 여성이 선호하는 작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1년여 만에 누적 회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성업 레진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콘텐츠 구매에 적극적”이라며 “설립 초기부터 여성 선호 작품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유료화 모델이 안착하게 된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CJ헬로비전의 동영상 서비스 티빙도 여성과 남성의 이용자 비율이 6대4다. 이 중에서도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여성의 소비가 70%로 두드러졌다. 특히 모바일 기기를 통한 콘텐츠 이용률은 여성이 74%, 남성이 65%다. 여성이 남성보다 모바일을 선호했다. 성인물 선호도도 여성이 65%, 남성 35%로 모바일을 통한 성인물 소비 비중이 남성을 크게 웃돌았다. 티빙은 최근 이러한 수요를 겨냥, 새벽에 경기가 열리는 월드컵 기간 내 성인 VoD를 1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기획해 큰 호응을 얻었다.
SK플래닛이 서비스하는 호핀도 여성의 성인영화 소비 비중이 65%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일반 콘텐츠 구매 비율 55%를 크게 앞선다. 호핀 관계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화면의 상태나 스토리 구성에서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를 선호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품질이 낮은 웹하드나 불법 채널 이용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성인 콘텐츠 구매 증가에 대해서도 모바일의 특수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대학교수는 “여성이 갑자기 개방적으로 변해서 성인물 콘텐츠 구입이 증가했다기보다는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개인화되고 사적인 콘텐츠 소비를 원하는 여성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웹소설 독자 성비
티빙 VoD 이용자 형태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