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사회에서 질병에 의한 사망률의 약 50%가 동맥경화에 의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동맥경화는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이며, 사망률 약 3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점차 서구화되고,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동맥경화 발병은 2020년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동맥경화는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돼 생긴다. 일반적으로 동맥경화로 발전하기 전에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는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지혈증이 먼저 관찰된다.
고지혈증을 치료하기 위해 최근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신호물질 중 하나인 ‘아디포카인’을 표적으로 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오구택 이화여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콜레스테롤 분해 단백질을 활성화하고,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아디포카인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아디포카인의 하나인 ‘렘-알파(Retnla·Resistin-like molecule alpha)’가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동맥경화발병을 억제하는 것을 알아내고, 작동경로도 규명했다.
렘-알파는 알레르기성 폐 염증이 있는 생쥐에서 처음 발견됐다. 지금까지 Retnla는 염증과 관련해 주로 연구했지만, 최근 보고에서는 대사조절에서 중요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예를 들어 렘-알파 발현이 식사제한을 받은 생쥐, 수유하는 생쥐, 당뇨 및 비만이 유발되는 생쥐에서 감소했다. 렘-알파는 지방세포 분화도 억제했다. 하지만 렘-알파의 기능은 여전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동맥경화에서 아디포카인의 영향을 고려했을 때 렘-알파가 대사성 결함 중에서도 특히 고지혈증과 고지혈증에 의해 유발되는 동맥경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렘-알파가 콜레스테롤 분해를 촉진함으로써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동맥경화증을 완화하는 유전자라는 것이 밝혀졌다.
렘-알파는 고지방 음식을 먹은 쥐에서 발현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고지방 음식을 먹였을 때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증이 발생하는 모델 생쥐인 저밀도 지방단백질 수용체(LDL receptor) 결손 생쥐에 렘-알파가 결손된 생쥐를 교배해 LDL receptor와 렘-알파가 모두 결손된 생쥐를 제작했다. 이 생쥐에 고지방 음식을 주고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증을 유발했다. 그 결과 LDL receptor만 결손된 쥐에 비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와 동맥경화 병변이 더욱 증가했다.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LDL receptor는 없지만 렘-알파가 과발현하는 생쥐를 제작했다. 이 생쥐에 고지방 음직을 줬지만,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동맥경화증은 되레 감소했다. 이를 통해 렘-알파가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사용하는 동맥경화 약물의 대부분은 외국에서 고액에 수입해 온다”며 “이번에 발견한 새 표적 단백질을 이용해 동맥경화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물질특허 획득은 물론 동맥경화관련 유전자 발굴 등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