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유통시장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통신사가 직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가입자 유치 실적은 1년 새 무려 1000% 성장했다. 통신업계는 보조금 투명화를 골자로 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에 맞춰 온라인 직영 판매를 더욱 강화할 태세여서 대리점과 판매점이 주도해온 전통적인 휴대폰 유통시장의 균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 중인 온라인 직영몰 ‘T월드다이렉트’를 통한 월별 가입자가 1년(2013년 6월~2014년 6월)만에 10배 증가했다. ‘T월드 다이렉트’는 고객이 자신의 휴대전화 사용 패턴에 맞춰 단말기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온라인 유통망이다.
SK텔레콤은 기존 ‘T월드샵’을 지난해 9월 ‘T월드다이렉트’로 확대 개편하고 지원을 강화했다. 재론칭 시점인 9월과 비교하면 올해 6월 가입자는 24배에 달한다.
김선중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단통법 등으로) 휴대폰 유통 구조가 단순·투명해지며 온라인 유통채널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판매망을 통해 소비자들이 투명한 가격으로 다양한 혜택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온라인 직영몰 ‘U+샵’ 역시 지난해 9월에 비해 올해 6월 두 배가량 개통량이 늘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U+샵을 통한 개통량은 2011년 오픈 당시보다 50배가량 성장했다”며 “점차 온라인 직영몰을 통한 개통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아예 오프라인 대리점을 자사 온라인 직영몰에 입점시켰다. 6월부터 자사 온라인 직영몰 ‘올레 샵’ 내에 ‘오픈 샵’을 열고 우수 대리점들이 판매할 수 있게 했다. 기기변경을 제외한 신규가입과 번호이동이 가능하다. 지난해 6월 대비 가입자가 2배 늘었다
KT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채널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오프라인 우수 대리점들이 판매 루트를 늘릴 수 있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대폰 유통업계에서는 이통사 온라인 몰을 통해 가입하는 월별 가입자 수가 회사별로 2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운영 초반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로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곡선이 수직상승했다. 업체들이 온라인 직영몰 혜택을 늘리고 찾아가는 개통을 지원하는 등 지원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SK텔레콤이 운영 중인 T월드다이렉트는 △24시간 이용 △찾아가는 개통 서비스 △사용 패턴에 적합한 요금제 선택 등 편의성을 제공한다.
방문하지 않고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는 점과 더불어 해당 몰에서 구매했을 때만 제공하는 액세서리 등 실질적인 혜택 제공이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5월에는 외국인 전용 페이지도 개설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T월드다이렉트는 고객 대상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90% 이상 이용자가 ‘만족스럽다’고 대답하는 등 높은 호응도를 이끌어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휴대폰 유통은 워낙 오프라인에 맞춰져 있어 그동안 온라인 채널의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단통법 등으로 시장이 정비되는 시점에 맞춰 온라인 유통 사업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대폰 온라인 유통이 급증하면서 3만여개로 추정되는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은 대형 체험매장 중심으로 통폐합될 것으로 예상됐다. KT 등 통신사 직영점도 최근 들어 체험공간을 갖춘 대형 매장으로 전환해 온라인과 차별화를 꾀하는 추세다.
온라인 휴대폰 구매 문화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 확보에 난항을 겪은 알뜰폰 업체들이 영업망의 열세를 극복하고 대약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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