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억2000만년 전 지구 바다에 살던 최초 육식동물의 온전한 뇌 화석이 발견돼 화제다.
네이처는 미 애리조나대학, 중국 윈난대학, 런던 자연사 박물관 등이 참여한 다국적 고생물학 공동 연구팀이 지구 최초 육식동물 중 하나인 동물의 뇌 화석을 발견했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 화석은 지난해 중국 윈난성 쿤밍 인근에서 발견됐다. 연대 측정과 화석분석 결과 약 5억2000만년전, 고생대 캄브리아기 바다에 살던 최초 육식동물 중 하나인 ‘Lyrarapax unguispinus’인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의 학명은 ‘가시발톱 리라(고대 그리스 현악기) 포식자’라는 뜻이다.
캄브리아기는 고생대 최초의 기로 약 5억4200만년 전부터 4억8800만년 전까지의 기간이다. 이 기간은 다양한 종류의 동물화석이 갑작스럽게 출현하면서 ‘캄브리아기 대폭발(Cambrian explosion)’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지구 생명체 역사에 있어 중요한 시기다.
화석 크기는 약 12.7㎝이며, 비슷한 시기에 살던 것으로 추정되는 바다의 포식자 ‘아노말로카리디드(anomalocaridids)’의 일종으로도 보인다. 아노말로카리디드는 새우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로, 크기가 2m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하면 이번에 발견된 동물 화석은 크기가 훨씬 작다.
화석을 통해 분석된 뇌 형태는 단순했다. 조그만 뇌가 양 눈 옆에 있었다. 먹이를 찾는 등의 본능을 위한 간단하고 단순한 형태다.
니콜라스 스트라우스펠트 애리조나대 교수는 “이번 발견은 캄브리아기 최상위 포식자의 뇌가 그들의 잠재적인 먹이가 될 동물보다 덜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오늘날 유조동물이 처한 상황과 놀랍도록 유사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경쟁 포식자가 없던 시대에 단순히 먹이만 사냥하면 되던 상황에서, 타 포식자의 등장 등으로 생존경쟁에 처하면서 뇌가 진화했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증거 중 하나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