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뱅크, 14개 은행 최종 참여...모바일→소셜 금융 진화하나

잇따른 정보 유출 사고로 상용화 시점이 연기됐던 모바일 송금·소액결제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카톡 뱅크)’가 수면으로 부상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카톡 뱅크 상용서비스를 위한 보안성 심의를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에 신청했다.

당초 금결원은 카카오톡 기반 뱅크월렛 출시를 위해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에 보안성 심의를 신청했으나 금융당국은 해당 서비스가 어느 업무 영역인지 유권해석하느라 심의를 보류해왔다. 9개월이 지난 최근에서야 이 서비스를 은행 업무로 규정하고 보안성심의 대상을 기관(금융결제원)에서 개별 은행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심의 주체도 금융위에서 금감원으로 변경됐다.

보안성 심의를 받는 카톡 뱅크 참여 금융사는 우리, 제주, 광주, 스탠다드차타드(SC), 외환, KB국민, 부산, 전북, 경남, 농협, 대구, 씨티, 수협 총 13개 은행이다. 기업은행은 금융공기관으로 분류돼 보안성 심의를 금융위원회로부터 별도로 받기로 했다.

반면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참여하지 않았다. 두 은행은 공동 전자지갑 사업 참여 여부를 더 검토한 후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안성심의 일정은 통상 2개월가량 소요된다”며 “보안성 검증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톡뱅크 상용화를 앞두고 금융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온라인 거래 등 전자금융거래에서 전통 금융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과, 규제 일변도 국내 금융환경에서 카카오를 비롯해 IT기업이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카카오의 전자지갑 서비스는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 편리성과 새 고객 유입이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편리하게 가상지갑 형태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필두로 온오프라인 전자상거래 결제가 가능한 일종의 ‘카톡 결제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기반의 막대한 고객을 전자상거래 영역으로 유입해 ‘5세대 소셜 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최근 한국은행 세미나에서 “전자결제 시장은 3세대 온라인에서 4세대 모바일로 진화했고, 이제 5세대 SNS 기반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이는 모바일 메신저가 모바일 플랫폼으로 발전해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카톡 뱅크를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참여 은행 상당수는 카톡 뱅크 플랫폼으로 신규 고객 유입을 노리고 있다. SNS 기반 신규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끌어들여 금융상품 판매까지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에 예상보다 파급력이 적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전통 은행 창구 플랫폼과 금융사가 쌓아온 경험을 넘기엔 독자 IT기업이 해결할 과제는 너무 많다”며 “정보보안 문제도 있어 쇼핑 등 제한적인 사업에서 카톡 뱅크가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