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언론들은 구인·구직 정보업체 ‘커리어캐스트’가 선정한 10대 몰락 직종을 알렸다. 몰락업종 1위는 우체부다. 고용하락률이 2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농부, 검침원, 신문기자 등이 뒤를 이었다.
10대 몰락직종 가운데 상위에 오른 직업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메일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IT 서비스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컴퓨터가 신문 기사를 작성할 정도니 ‘몰락’까지는 몰라도 ‘인기 없는’ 직업이 될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보다 조금 앞서 포브스가 발표한 ‘2014년 유망직종 12’도 있다. 미국 내 고용률로 따졌을 때 1위는 소프트웨어(SW) 개발자가 차지했다. 웹 개발자, 데이터베이스(DB) 관리자, 정보보안 분석가도 12위권 안에 들었다.
물론 미국 고용 시장이 우리나라 상황과 달라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몰락직종과 유망직종이 전하는 교훈은 분명하다. 이는 단순히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다. 이 흐름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면 몰락하게 되고, 새 시대의 의미를 읽고 응용할 수 있다면 번영의 길을 걷게 된다.
역시 선진국들이 앞섰다. 흐름을 빨리 읽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영국은 올해부터 초등학생에게 SW 코딩 교육을 시작했다. 미국도 올해 30개 교육청에서 고등학교 컴퓨터 과목을 정규 과목으로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중국 역시 초·중등 SW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모두 미래의 새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2018년 교과과정 개편에 SW 교과를 정규과목으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첨예한 논쟁을 펼치는 우리나라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앞으로 SW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SW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 국가는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새 시대의 주도권 쟁탈전에서 뒤처지게 마련이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SW 교육이 미래의 유망국가와 몰락국가를 구분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