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율주행차 개발에 정부지원 요청 "혼자서는 못한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자동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핵심부품 국산화 및 요소기술 개발이 중소·중견 협력사 도움없이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연구 및 상용화를 위해서는 법률 및 제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2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 서울호텔에서 자율주행자동차를 주제로 ‘대중소 협력 연구개발(R&D) 지원 정보공유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고봉철 현대자동차 ADAS제어개발팀장은 “자율주행차 기술은 한 업체에서 모두 개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인 R&D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팀장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센서와 인식, 판단 및 제어 기술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레이더, 카메라, 초음파, 레이저 스캐너 등 핵심 센서 기술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같은 기술을 중소·중견 기업들이 확보해주지 않으면 국내 자율주행차 개발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기술을 개발하려는 기업에 정부 R&D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율주행차가 자동차-ICT 융복합 기술의 결정체이다 보니 두 분야를 모두 잘 아는 융합 인재 양성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광근 현대모비스 선행연구실장 역시 주제발표에서 정부 차원의 각종 인프라 구축 및 표준화를 요청했다. 그에 따르면 고정밀 지도나 정확한 위치 측정을 위한 위성 서비스, 첨단도로시스템(ITS) 등은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필수적 인프라지만 일반 기업에서 할 수 없는 작업이기 때문에 정부 도움이 필수다.

이외에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공통적으로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 및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자율주행차 개발 과정에서 시험 면허 발급은 물론이고 상용화 이후 사고 책임소재 규명이나 보험 제도 구축 등 다양한 사회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사업비 2955억원을 투입하는 ‘자동차 전용도로 자율주행 핵심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상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