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로 당뇨 여부와 진행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센서가 개발됐다. 콘택트렌즈 착용만으로 간편하고 정확한 당뇨 진단과 관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의 송용원 계면제어연구센터 박사팀은 눈물 속에 포함된 미량의 글루코스를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센서를 초저전력으로 구동하는 미세 모듈로 만들고 눈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미소유체 제어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콘택트렌즈에 적용하면 눈물을 안정적으로 수집·분석해 당뇨 여부와 진행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송용원 박사는 “안과, 내분비내과 전문가들과의 연계 연구로 눈에 사용할 수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당뇨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며 “실험을 위해 제조한 글루코스 용액이 아닌 실제 눈물 속에 포함된 미량의 글루코스를 다른 성분과 차별화해 지속적으로 검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강자헌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교수는 “눈물은 매일 일정량이 지속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눈물을 이용한 당뇨 여부 판단은 어떤 방법보다 간편하고 정확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구글의 의료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보다 한 단계 진화된 기술로 평가된다. 구글은 지난 1월 무선 칩과 센서를 탑재한 의료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소프트 콘택트렌즈용 소재로 제작한 두 장의 막 사이에 미세한 크기의 무선 칩과 혈당치 측정 센서, 안테나 및 LED 라이트를 장착한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제품을 함께 공개했다.
하지만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눈물 속에 포함된 미량의 글루코스 농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기술과 눈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술이 필수다.
연구팀은 이 콘택트렌즈 기술을 당뇨 모니터링 외에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송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콘택트렌즈는 다양한 바이오 대상체 검출을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이라며 “합병증 진단, 신약개발, 정보통신 기술 연계 등으로 응용 분야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