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호조, 철강 선방, 자동차 부진.’
이날 발표된 주요 기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LG전자·SK하이닉스·LG이노텍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이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실적이 나빠졌지만 1분기 부진을 극복하는 듯한 모습이다. 현대차는 ‘환율’이라는 악재를 뛰어넘지 못했다.
LG전자는 휴대폰 담당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가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사업부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가전과 에어컨을 맡고 있는 홈어플라이언스(HA)와 에어컨·에너지(AE)사업본부가 계절 영향을 제외하고는 실적 변화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MC와 TV를 맡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실적 개선을 나타내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LG 전략 스마트폰인 G3가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됐고 TV도 대형인치와 초고화질(UH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실적설명회에서 3분기에는 TV 사업부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및 B2B 부문 역량을 강화하고 스마트폰에서는 매출 확대와 동시에 원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D램 시장 환경에 힘입어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었다. 낸드플래시 평균단가는 떨어졌지만 모바일 제품의 계절적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높은 출하량을 기록했다.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인 비메모리 부문은 아직 가시적인 변화가 없었다. 비메모리 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3%에 그쳤다. 기존 PC용에 더해 모바일 D램 사업을 강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상무는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3~4분기 실적은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신규 공장(M14) 건설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호조는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G3의 판매 호조에 따라 카메라 모듈, 터치스크린패널(TSP), 발광다이오드(LED) 플래시 등 모바일 부품 관련 사업의 실적이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하반기에도 애플 아이폰 6와 LG전자의 G프로2 후속 모델 등이 출시될 예정이라 실적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상반기 수익성 악화는 신차 효과에 따른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 요인이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030원 선으로, 당초 예상했던 1050원보다 더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글로벌 판매는 4.4% 늘어났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3%, 5.8% 감소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감소해 수익성 위기가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3분기 이후는 환리스크 관리가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공장의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고급차 판매 비중 향상 등을 통해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부품 현지화 등 글로벌 소싱 최적화를 통해 순익 관리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주력사업 효율 제고로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 가격 약세에도 직전 분기 대비 상승했다. 포스코는 하반기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 등 효율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은 사업매각과 자산유동화를 병행할 예정이다. 광양LNG터미널 지분, 포스화인, 포스코 우루과이를 매각하고 포스코엠텍의 도시광산 사업도 분할 매각에 나선다. 포스코는 세계철강 수요가 미국 등 선진국의 빠른 경기회복으로 연 3% 증가하고, 중국도 빠른 재고조정에 따른 수급균형 회복으로 3분기 철강가격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표]업체별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자료:각사(( )는 LG이노텍 실적)
김준배·양종석·최호·김주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