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 등장이 당분간 불가능할 전망이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은 기간통신사업허가를 신청했으나 심사위원단으로부터 기준점 미달 점수를 받았다. 여섯 번째 거듭 탈락하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사업허가 신청을 수시 접수에서 정부 공고 시로 바꾼다. KMI의 제4 이통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사업권 획득에 참여한 업체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실망스러운 결과다. 장비업체들은 신규 시장 창출 기회를 잃었다. 소비자는 이통사 간 경쟁을 통한 요금 인하 기대를 접게 됐다. 이를 고려해 정부도 여러 차례 사업 허가를 검토했지만 KMI가 이번에도 불확실한 재무능력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자기자본을 웃도는 투자금을 약속하거나 순손실을 기록한 주주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같은 이유로 이렇게 여러 번 탈락한 것은 결국 신청 사업자 잘못이다. 아무리 효율적인 투자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막대한 자금이 드는 것이 이통사업이다. 시장도 이미 포화 상태다. KMI와 참여사들이 지나치게 낙관적 시장 전망 아래 의욕만 앞섰던 셈이다. 급기야 정부는 KMI가 주주구성을 바꾸지 않는 한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안타깝지만 KMI의 제4 이통 사업 꿈은 무산됐다.
이쯤에서 한번 KMI와 참여사가 이렇게 실패할 사업권 획득에 그렇게 매달렸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 통신 투자가 주춤하면서 장비업체 입지가 좁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통 3사가 다시 투자에 적극 나서게 하려면 정부는 뭘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직 먼 5세대 투자 이전에 이통 3사가 씨앗처럼 뿌릴 투자 요인을 발굴해 제시해야 한다.
정부와 이통 3사는 적잖은 소비자가 제4 이통을 기대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4개 사업자가 필요할 정도로 큰 시장은 아니며 요금 수준이 높지 않은 것도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이통 3사에 불만스러운 소비자는 여전히 많다. 이통 3사가 더 질 높은 경쟁을 하도록 정부가 독려해야 제4 이통 요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