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구매 물량 보장·채권단 신규자금 지원이 팬택 회생 열쇠될 듯

이동통신 3사가 팬택의 채무상환을 2년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채권단은 25일 회의를 열어 이통사의 ‘수정제안’을 받아들일지 논의할 계획이다. 통신사가 팬택의 제안을 받아들인만큼 채권단도 수정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팬택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24일 “내일(25일)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이통사의 결정에 대해 수용할지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통사가 1800억원 출자전환에 참여한다는 것을 전제로 3000억원(채권단 몫) 출자전환과 차입금에 대한 원금상환을 2018년까지 유예하는 조건부 경영정상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담보채권과 무담보채권 이자율을 각각 2%와 1%로 인하하며 기존 주식에 대해서는 10 대 1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통사는 이에 1800억원의 출자전환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오다 팬택이 출자전환 대신에 채무상환 유예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25일 채권단 회의에서는 팬택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피하고 워크아웃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진행하기 위해 이통사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통사가 팬택의 제안을 수용한 만큼 채권단도 수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사가 팬택의 판매물량을 보장해 달라는 채권단의 요구에 대해 “자체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키로 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변수로 꼽히고 있다.

채권단은 팬택 정상화를 위해서는 매달 17만대 정도의 스마트폰을 이통사가 구매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통사들은 현재 팬택 스마트폰 70만대 정도를 재고로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이 신규 자금 지원에 여전히 부정적인 것도 팬택 정상화에 걸림돌이다. 25일 열리는 채권단 회의에서 신규 자금 지원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은 광대역 LTE-A를 지원하는 신규 스마트폰을 개발해놓고도 경영정상화 계획이 실행되지 못하면서 출시를 포기한 상태다. 이 때문에 향후 팬택이 회생하려면 통신사의 스마트폰 구매 보장,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