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2분기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정지로 2분기 대부분을 쉰 SK텔레콤은 전 분기 대비 100% 이상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LG유플러스도 30%에 달하는 이익 개선을 이룰 전망이다. KT는 대규모 명예퇴직에 따른 비용을 2분기에 반영하며 손실이 예상되지만 이를 제외하면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전망됐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이종원 IM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통신사 마케팅 비용은 당초 예상보다 감소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LTE 가입자가 증가하고 시장과열이 다소 진정되며 실적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IM투자증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분기, 전 분기 대비 약 142% 성장한 611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3사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이다.
SK텔레콤이 경쟁사에 비해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영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2분기 영업일은 46일로 영업 가능한 날의 3분의 2를 개점휴업 상태로 보내며 마케팅 비용을 아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일수는 각각 65일, 69일이었다. 3사 마케팅 비용은 전 분기 대비 10% 이상 준 것으로 파악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영업을 안 하는 것이 수익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그동안 통신사 간 출혈경쟁이 심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KT는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인한 비용을 반영하며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 KT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 -91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명예퇴직에 따른 비용부담이 2분기에 대부분 전가되기 때문이다.
명예퇴직에 따른 일시적인 비용지출을 제외하면 2분기 영업이익은 227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49%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LG유플러스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46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30%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연구원은 “LTE 가입자와 가입자당매출(ARPU)이 늘며 전체적으로 시장 파이가 커진 것이 실적개선의 원인”이라며 “수익의 질을 차치하고서라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소모적 보조금 집행이 다소 주춤하면서 통신사 이익이 개선되는 양상이지만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을 앞두고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통신사가 법 위반 시 강력한 제재를 받는 단통법 전에 가입자 모집에 열을 올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실제로 통신사 순차 영업정지가 끝난 6월 들어서는 공짜폰 등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이 다시 나타났다. 고가 스마트폰으로 분류되는 ‘갤럭시S5’ ‘갤럭시노트3’ ‘LG G3’ 등이 공짜폰으로 풀리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통신사 입장에서는 단통법 통과 전 일정 부분 제재를 감수하면서라도 점유율 수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가입자 유지가 1차 과제라고 보면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마케팅 경쟁이 다시 과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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