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10년 만에 임금제도를 개편한다. 연차에 따라 임금이 늘어나는 연공서열제도(호봉제)를 폐지하는 것이 골자다.
닛케이신문은 파나소닉이 오는 10월부터 새로운 임금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성과를 중심으로 개편하고 차·부장 직책도 다시 부활시킨다.
파나소닉은 연결회사를 포함해 총 직원수가 27만명, 일본 내 직원은 약 11만5000명인 주요 대기업이다. 노동조합 가입률이 100%에 달하고 장기 고용을 중시하는 등 그동안 ‘일본식 고용’ 형태를 유지해왔지만 회사는 새 제도 도입으로 사업 성취율을 높이고 인건비도 낮추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내년 봄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를 중시하는 새 임금제를 실시한다. 직책에 맞는 성과를 크게 반영한다. 지금까지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던 보너스를 사업부에 따라 실적에 맞게 최대 15% 폭을 두는 등 성과중심 제도다.
새 제도는 담당하는 역할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역할급여제’도 도입한다. 사업부장 등 직책에 따라 ‘P1’, ‘P2’ 등으로 나눠 그 여부에 따라 임금이 바뀐다. 직위 제도 역시 바꾼다. 올 가을부터 ‘그룹 관리자’, ‘팀 리더’ 등 호칭을 폐지하고 부장과 과장 직책을 13년 만에 다시 사용한다. 책임을 명확히 해 성과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조합도 이에 기본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의 임금제 개혁은 일본 전자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최근 소니도 연공서열제도를 없앤 새 임금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부터 노동조합과 협상을 시작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 대표 기업들의 성과주의 임금제 도입으로 새 방식을 도입하는 다른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