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패스파인더는 ‘가족을 위한 전용 제트기’를 컨셉트로 개발된 7인승 SUV다. 1986년 1세대가 출시됐고, 지금 팔리는 건 4세대다. 7명이 타도 넉넉한 실내공간과 편안한 인테리어로 감성을 자극하며, 3.5리터 6기통 VQ 엔진에 올-모드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듬직함까지 더했다. 2012년 10월 북미시장에 출시된 후 2013년 11월까지 9만여대가 팔린 닛산의 베스트셀링카다.
앞모양은 닛산 전통의 ‘파워 스트럿’ 그릴 디자인을 재해석한 널찍한 크롬 그릴이 중심을 이룬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의 헤드라이트와 큼직한 안개등, 하단에 단단히 자리잡은 프론트 스포일러로 강인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옆모양은 긴 휠베이스와 근육질의 휀더로 강력하면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갖췄고, 벨트라인은 낮게, A 필러와 D 필러는 얇게 설계해 개방성을 강조했다. 휠은 20인치 알루미늄 휠이 적용됐다. 뒷모양은 곡선으로 매끄럽게 떨어진다. 지붕과 이어진 형태의 여러 에어로 파츠도 달려 있어서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더한다.
패스파인더의 인테리어 중 가장 주목할만한 요소는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EZ Flex Seating System)’과 ‘래치 & 글라이드(LATCH AND GLIDE)’ 기술이다. 6:4 스플릿 폴딩을 지원하는 패스파인더의 2열 시트는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을 통해 전/후방 최대 140mm까지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유아용 시트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쉽고 안정적으로 2열 좌석을 이동시킬 수 있는 래치 & 글라이드 기술을 적용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3열 시트는 5:5 폴딩 방식이며, 3단계로 각도 조절을 할 수 있다. 3열 헤드레스트도 접을 수 있어서 등받이를 접을 때 빼지 않아도 된다. 2열과 3열 시트를 함께 접으면 덩치 큰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이 생긴다. 트렁크 도어는 전동식이어서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여닫힌다.
이 밖에도 보트, 트레일러 등 최대 2,270kg까지 견인할 수 있는 트레일러 토우 패키지도 달려 있고, 루프 레일도 기본 장착돼 다양한 장비를 설치할 수도 있다.
이런 편의장비들도 차의 동력성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3.5리터 VQ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63마력(@6,400rpm), 최대토크 33.2kg.m(@4,400rpm)의 힘을 낸다. 초반 가속감은 차 무게 탓에 날렵하지 않다. 그렇다고 굼뜬 건 아니다. 꾸준히 힘을 내며 가속된다. 엔진 사운드도 기계적이며 우렁차다. 여기에 닛산이 자랑하는 무단변속기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Next-generation Xtronic CVT)’가 맞물리고, 직관적 사륜구동 시스템(All-Mode 4x4-i)’까지 더해져 주행안정성을 높였다. 주행 모드는 3가지(2WD/Auto/4WD Lock)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2WD 모드는 앞바퀴에만 힘을 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환경에서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렇지만 운전자 성격에 따라 약간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럴 땐 그냥 Auto 모드로 다니면 된다. 토크 배분을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운전하기가 쉽다. 그리고 오프로드에선 4WD Lock 모드를 활용하면 좋다. 앞뒤바퀴에 힘을 똑같이 줘서 자갈길이나 비포장도로도 거침없이 달릴 수 있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주차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Around View Monitor)’도 특징이다. 차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8인치 터치 스크린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닛산 패스파인더의 실내공간은 실용적이며 승차감은 부드럽고 힘도 넉넉하다. 전형적인 패밀리 SUV다. 4~5명이 탔을 땐 넉넉하게 트렁크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7명이 탈 땐 지붕에 짐을 얹거나 트레일러를 활용하면 된다.
가족과 함께하는 나들이, 특히 오토캠핑이 유행을 타며 SUV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 ‘세단’이 이런저런 용도로 쓸 수 있다지만 분명 해결해 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5인승 SUV의 아쉬움과 미니밴의 생김새가 싫다면 패스파인더는 훌륭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박찬규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