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복잡하고 변화가 빠르다. 국가나 기업의 미래 전략을 세우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계획을 잘 짜기 위해선 미래 변화에 대한 신뢰도 있는 예측이 필수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초연결 사회, 폭발적인 기술 발전으로 인한 특이점(Singularity) 시대에 미래 통찰력과 예지력(Insight & foresight)은 이 시대 리더의 필수요건이다.
미래 예측을 위해서는 다양한 미래예측 방법론 연구가 필요하며 목적과 상황에 따라 적합한 미래예측 방법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예측 방법론은 1907년 코럼 길피란이 시작한 이후 1960년대 허먼 칸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매김시켰다. 이후 테드 고든과 제롬 글렌(국제미래학회 공동회장) 등 미래학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진화해왔다.
미국은 이미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미래예측 방법론을 통한 국가 미래비전과 미래 전략을 입안했고 NASA를 포함한 국가연구기관과 IBM을 포함한 민간 기업에서도 미래예측을 중시해 미래학자를 중용했다. 최근 구글은 세계적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을 기술이사로 영입해 미래예측방법론을 통한 기술과 산업의 미래를 예측하고 지속적으로 미래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 암울한 경제환경에서 미래학자 허먼 칸의 미래예측 방법론을 활용한 국가 미래 비전과 발전 전략을 제시받아 5개년 경제개발계획, 새마을운동, 그린벨트 지정, 교육입국 등의 국가 발전 정책 구현의 단초를 만들었다. 한때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던 코닥과 노키아는 미래예측 실패로 파산과 인수합병됐지만 미래예측으로 미래 대응에 성공한 기업은 기업가치가 지속 성장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미래에 대한 통찰력 있는 예측과 대응은 기업의 성패는 물론이고 국가 정치·사회·문화·경제 전반을 좌지우지할 중요한 일이 됐다.
정부 정책결정자, 기업과 기관의 경영자,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자, 개인까지 미래는 무한의 가치와 기회, 수많은 의사결정의 변수가 존재한다. 급변하는 미래 환경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특히 우리가 조종 가능한 변수를 찾아내고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미래예측과 방법론들이 필수다.
변화는 자그마한 패션 유행에서부터 시장·소비자 등의 트렌드 교체, 나아가 국가 및 시대적인 패러다임 전환까지 규모나 영향력에 있어 천차만별이다. 단계별로 잘 예측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시대나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은 물론이고 개별 유행에서도 덜 떨어진 존재로 전락하기 쉽다. 다양한 식견과 문화에 근거한 여러 시각들은 참조하고, 폭넓은 시야와 식견으로 미래를 내다볼 필요가 커졌다.
이제 미래를 단지 상상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각 분야의 리더는 미래를 보는 힘, 미래예측 역량을 강화시킬 것으로 요구받고 있다. 이것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국가와 기업, 기관 그리고 개인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핵심 역량이 됐다.
앞으로 범국가 차원에서 미래를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미래예측 전문가를 양성하고 미래예측 방법론을 확산해 실무에 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대응 역량이 곧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안종배 한세대 교수(국제미래학회 학술위원장) daniel@cleancontent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