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책성 인사를 해야 한다.’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 쇼크(실적하락 충격)’와 관련, 8월에 이례적으로 임원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적악화의 책임을 지고 있는 IT·모바일(IM)사업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임원 구조조정이 휘몰아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직접 스마트폰 사업을 챙기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장급을 포함해 몇 명 임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우선 묻고 대신 타사업부에서 소방수를 투입할 것이라는 내용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IM사업부의 시장 대응이 너무 허술했다는 점을 요인으로 꼽는다. ‘삼성’하면 떠오르는 ‘관리’가 허물어졌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고 수익성 악화도 충분히 예상됐지만 경영진의 대응은 허술했다는 것이다.
특히 실적 우려에 대한 경고음이 외부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이를 도외시한 채 언론의 보도만 막는데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혁신이 사라진, 이른바 협력사를 통한 단가인하 압박 등 단기실적 위주의 비용절감에만 치중하기에는 글로벌경영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력에 관한 한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미래전략실에서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할 정도로 위기를 경고했음에도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람을 너무 많이 뽑았다. 회사 실적은 2012년 수준으로 내려갔지만 회사 조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출신 업계 고위 임원은 “무선사업부 임원만 100명을 넘는다는데 그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삼성의 특성상 수시인사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하지만 현재로선 인사라는 충격요법이 단기간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경영승계 문제가 걸려있다. 악화된 실적은 그동안 스마트폰 사업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던 이 부회장에게는 그대로 ‘짐’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재의 특성상 문책성 인사를 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한 의문은 제기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병상에 누워 있는 상황에서 핵심 임원진을 교체하는 것은 오히려 조직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단기간에 경영 일선 복귀가 어려운 만큼 조직을 빠르게 추스르기 위한 인사 필요성은 더 강하게 언급되고 있다.
김준배·이호준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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