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기술방식이 롱텀에벌루션(LTE)으로 31일 결정됐다. ‘드디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 정도로 10년 이상 늦어진 사업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 나서야 비로소 빨라진 정부 움직임이 야속하지만 결정한 만큼 준비를 잘해 성공시켜야 한다.
기술방식 결정을 안행부로부터 넘겨받은 미래창조과학부다. 700㎒ 주파수를 쓰기로 결정하면서 방송계 할당 요구로 빚어진 이 주파수 사용처 논란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방송계는 여전히 방송용 할당을 주장하지만 이 주파수를 통신용에 쓰는 세계적 추세를 더 이상 거스르기 힘들게 됐다.
이제 관심은 LTE의 세부 방식으로 쏠린다. LTE 방식은 주파수분할(FDD)과 시분할(TDD)로 나뉜다. FDD는 통신망의 안정성이, TDD는 트래픽 대응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낫다. 미래부는 안전성이 중요한 재난망 특성상 LTE-FDD를 우선한다. 국내 통신업체가 FDD에 경쟁력이 있는 것도 감안했다. 망 구축에 더욱 경제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렇지만 TDD 방식이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을 무시해선 안 된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한 미래 통신산업 육성 차원에서 TDD도 검토해야 한다. 적어도 검토 과정에서 일방적 배제는 없어야 한다.
정부는 자가망을 기반으로 하되 상용망을 병행하는 재난망 구축을 추진한다. 직접 망을 까는 자가망은 보안 통제가 가능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 기존 통신사업자의 상용망을 빌려 쓰면 구축비용은 아무래도 적게 든다. 한정된 정부 예산, 통신서비스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상용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1년 전 대구 지하철 사고를 계기로 논의를 시작해 질질 끌다가 세월호라는 또 한 번의 참사를 계기로 급진전한 재난망 사업이다. 국민 안전을 지키는 핵심 수단인 만큼 제대로 된 망 구축과 운영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지휘체계 효율화까지 이끌어내야 한다. 통신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도 활용해야 한다. 경제성만 따지느라 재난망 구축 ‘골든타임’을 놓친 그간의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