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20년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를 자동차 산업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령 운전자를 위한 안전 및 편의 장치 개발은 차세대 자동차 기술 진화 방향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고령화가 자동차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 운전자를 위한 자동차 기반 기술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여서 산업적 측면에서도 상용화 확대 필요성이 크다.
3일 자동차안전연구원 및 업계에 따르면, 고령자 친화형 자동차 개발 및 보급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는 연간 최대 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요 증가에 따른 신규 고용 효과도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에 적합한 자동차 개발 및 상용화의 경제·산업적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게 큰 셈이다.
실제 미국, 일본 등의 고령 운전자들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 안전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며, 신차 구매시 안전도를 높일 수 있는 옵션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구 자동차안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고령 운전자의 사고 예방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고령자 신체 특성과 운전 성향을 반영한 신차 개발이 필요하다”며 “운전 및 탑승 편의 장치, 에어백 시스템 등에 새로운 설계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1만5176건으로 2002년(3801건)에 비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 운전자 사망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고령화 진행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도 고령 운전자에게 적합한 신차 개발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에 국내 최초로 탑재된 자동긴급브레이크(AEB) 시스템 등은 고령자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기능으로 평가된다. 또 차선이탈경보 및 방지,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시스템 등의 안전 기능 탑재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 외에 운전자 건강정보 측정, 차량용 산소 발생기, 주차 지원 및 사각지대 표시, 음성인식 공조 시스템 등도 고령자의 안전 및 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손준우 대구경북과학기술원 IT융합연구부 박사는 “자동차 업체들이 고령 인구에 최적화된 신차 개발과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고객 만족을 위한 마케팅 강화를 통해 고령화를 기술 혁신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추이 / 자료:도로교통공단>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