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경쟁상대는 더 이상 애플이 아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다.”
지난 7월 2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전경련 CEO 하계 포럼’에서 김지현 KAIST 정보미디어 경영대 교수가 한 말이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도래로 이종산업 간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스마트와치 역시 이종산업 간 경쟁과 교배의 산물이다. 김 교수 말을 스마트와치 분야에 그대로 차용하면 삼성의 경쟁상대는 스와치고, 태그호이어다.
실제로 기존 시계 전문 제조업체들의 스마트와치 개발 바람이 거세다. 이미 일본 카시오는 ‘G-샥 블루투스’라는 스마트와치를 출시해 5만대가량의 판매고를 올렸다. 전자시계 특유의 멋과 실용성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다.
이들이 만든 스마트와치가 삼성전자나 애플처럼 IT 전문업체들이 만든 제품과 가장 큰 차이점은 ‘디자인’이다.
시계만을 만들어 온 전문업체들은 무브먼트에서부터 사소한 부품에 이르기까지, 시계가 인간의 손목 위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머리가 아닌 ‘감’으로 안다.
삼성이 스와로브스키와 손잡고 화려한 시계줄을 출시한 것도, 애플이 태그호이어 판매부문 임원을 영입한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전문업체들의 수백년 시계 노하우를 스마트와치에 녹여 활용하기 위해서다.
정창덕 한국미래창조협회장(강릉영동대 총장)은 “스마트와치는 모든 사물에 적용 가능한 IoT의 대표적 전형”이라며 “예컨대 완성차 업체나, 내비게이션 전문업체가 내놓는 스마트와치가 삼성이나 애플이 만든 것과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