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하게 커졌던 태블릿 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 허버트 졸리는 해외 IT매체 리코드와 인터뷰에서 태블릿 판매가 줄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스트바이는 지난 상반기 태블릿 판매가 줄었다.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높은 성장을 보이던 예년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반면 노트북 PC 판매는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졌다.
졸리 CEO는 “지난 몇 개월 간 태블릿 판매량은 크게 떨어졌지만 노트북 PC 판매가 되살아났다”며 “노트북이면서도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2-in-1) PC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IT 역사상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한 태블릿 시장이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를 끌어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기기를 새로 바꿔야 할 매력 요인을 찾게 만들어야 하는데 교체할 이유가 명확히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가장 인기 있는 태블릿 모델인 애플 아이패드는 지난 2분기 전년 대비 9.2% 판매량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맥 PC 판매는 17.6% 증가했다.
그는 “몇 년 새 태블릿이 빠르게 시장에 파고들어 신규 수요보다는 교체 수요 위주의 시장이 됐지만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제품 혁신이 좋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이후 태블릿 시장이 지금과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지만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제품을 바꿀 이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반면, 점점 하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던 PC 시장은 투인원 제품 등을 앞세워 되살아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운용체계(OS) 윈도XP 지원 종료라는 이슈가 있었던 탓도 있지만 태블릿과 노트북의 장점을 모두 살린 제품으로 시장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졸리 CEO는 “IT 제품 시장에서는 언제나 다음 세대에서의 혁신이 중요하다”며 “애플이 전체 제품을 상대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의 시도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이는 맥 PC 판매량을 봐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