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 공급 다변화 거점 러시아 개발 사업 `좌초위기`

유연탄 수입 다변화를 위해 추진했던 해외 자원 사업이 공기업 경영 정상화에 발목이 잡혔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생산되는 고열량 유연탄을 직접 도입하는 프로젝트가 다른 나라로 넘어갈 위기에 놓였다.

한국서부발전이 현지 업체인 로스엔지니어링과 2년 전부터 추진한 러시아 유연탄 개발 사업이 겉돌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 정상화 방침에 따라 해외 투자가 전면 금지되거나 축소됐기 때문이다. 현지 개발사인 로스엔지니어링은 서부발전 투자가 늦어지자 해외 투자자를 찾는 중이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업체와 손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부발전이 확보한 지분은 48%로 약 60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지만 정부 경영정상화 요구로 투자 자체가 어렵게 됐다. 서부발전은 부랴부랴 자체 지분을 3% 이하로 낮추고 한전과 포스코를 구원투수로 영입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전에서는 발전 자회사에 물량을 공급한다는 차원에서 사업 참여를 검토했으나 정부 방침에 따라 해외투자를 늘릴 수 없게 됐다. 관심을 가졌던 포스코도 서부발전 지분 축소 방침에 따라 투자지분이 늘어나면서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국내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고열량 유연탄은 주로 인도네시아에 편중돼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수입 루트를 다변화해야 한다. 유연탄의 경우 전력 공기업이나 포스코 등 일부 철강업체 외에는 수요가 없다.

해당 사업은 러시아 보스토치니에 유연탄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전용 신항만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항만 직접 운영으로 운송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열량이 6000㎉에 달하는 고품질 유연탄을 매년 2000만톤가량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서부발전이 최근 러시아 자료를 토대로 국내 도하엔지니어링과 사업성을 검토해본 결과, 수익률이 15.5%에 달했다. 주요 수입국인 인도네시아는 운송기간이 한 달 정도 걸리는 반면에 러시아는 거리가 가까워 일주일이면 충분해 수급 안정성도 높아진다. 국내 발전용 유연탄 연간 수입량의 25% 수준으로 인도네시아에 편중된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영흥화력발전소 5·6호기에 이어 당진화력발전소 9·10호기, 신보령화력 1·2호기 등 원전 1기와 맞먹는 초대형 석탄 화력발전소가 잇달아 준공되면 국내 발전용 유연탄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