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가격이 1~2년 새 30%가량 떨어졌다. 고가의 배터리 가격 탓에 주춤했던 전기차·ESS 시장이 보다 활성화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리튬이온 이차전지 셀 가격이 지난해 1㎾h당 500~600달러에서 최근 350달러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에 비해 경쟁이 덜한 내수시장 역시 400~50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이에 따라 ESS 가격도 30%가량 떨어질 전망이다. 배터리 모듈·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계통운용시스템(PMS)·전력변환장치(PCS) 등으로 구성되는 1㎿h급 ESS 설치 공사까지 마치는데 13억~14억원 선에서 가능하다. 불과 1년 전 17억~18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30%가량 줄어든 셈이다. 전기차 가격에 50% 이상을 차지한 중대형 배터리 가격 인하로 전기차 가격도 점차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ESS 가격도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실제 삼성SDI의 이차전지를 채용한 일본 니치콘의 3㎾h급 가정용 ESS 제품의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2300만원에서 최근 1600만원까지 내렸다. 유통·설치 마진과 PCS 등 부품가격을 고려하면 1㎾h당 배터리 가격은 최소 300달러 선으로 추정된다.
ESS사업인 한국전력의 ‘전력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사업’과 스마트그리드 사업단의 ‘ESS 보급 사업’의 배터리 가격도 1㎾h당 500달러 미만에서 경쟁이 예상된다.
가격 인하는 글로벌 중대형 시장의 선두권인 LG화학과 삼성SDI의 기술·생산력을 앞세운 과감한 영업력이 주효했다. 실제 LG화학·삼성SDI를 합친 중대형 이차전지 생산 규모는 글로벌 업계 절반이 넘는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의 60% 이상을 국내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중국 리센과 BYD뿐 아니라, 최근에는 일본 파나소닉도 중대형 배터리 가격을 크게 인하하는 추세다.
배터리 업체 한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국내외 업체와 경쟁하게 되는데, 최근 입찰 가격이 (㎾h당) 35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며 “생산력이 뛰어난 국내 업체뿐 아니라 중국업체를 포함해 일본 파나소닉 등도 최근 가격을 크게 내려 가격인하 경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