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반독점법 조사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5일 인민일보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규제기관인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SAIC)은 최근 “MS는 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며 어떠한 방법으로도 조사를 방해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SAIC는 “지난해 6월 중국 기업들이 MS의 윈도 끼워 팔기와 인증암호 호환성 문제 등이 반독점법을 위반했을 것이라고 지적해 MS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SAIC는 MS 상하이, 광저우, 청두 등 3곳의 지사가 반독점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SAIC는 지난주 MS의 재무제표와 계약서 등을 압류했으나, MS 주요 임원들이 중국에 없어서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SAIC 직원 100여명은 지난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청두에 있는 MS 사무실을 예고 없이 방문해 관련 서류를 가져갔다. 이에 대해 MS측은 “법을 준수하고 중국정부 조사에 전면적으로 협조 하겠다”고 말했다.
2008년 만들어진 중국의 반독점법은 △독점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경영자집중 등에 대해 과징금 부과와 불법이익 몰수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한다. 중국 기업들이 MS의 윈도 끼워 팔기 문제를 제기한 만큼 SAIC는 ‘상품 가격을 고정 또는 변경하는 행위’에 대한 독점혐의로 MS를 조사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반독점법이 외국계 기업을 압박하는데 악용된다고 보도했다. 외국계 기업이 중국정부의 압박에 가격을 내리는 이유는 반독점법이 가진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독점 집행기구는 언제라도 영업장소에 출입해서 조사할 수 있는 현장조사권, 강제조사권을 갖는다. 기업의 회계장부, 데이터 등을 압류할 수 있으며 법원의 허가 없이 은행계좌 조회도 할 수 있다. 중국의 반독점법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위반 기업에 직전연도 매출의 최대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불법 이익을 몰수할 수 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