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마트폰 저가 경쟁 대응책 서둘러야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과 인도 휴대폰시장에서 각각 2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인 두 거대 시장이어서 충격적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다. HTC, 소니, LG전자 등 다른 글로벌 업체들도 고가 전략 제품 위주의 전략에 일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세계 소비자는 보급형 휴대폰을 원한다. 각국마다 보급이 대중화하면서 소비자가 저소득층까지 내려갔다. 선진국 시장은 경기침체까지 작용해 가격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됐다. 소득수준이 낮은 신흥시장은 더욱 그렇다. 피처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까지 중저가 제품으로 급격히 이동한다. 중국 샤오미와 인도 마이크로맥스가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1위에 오르거나 바짝 추격한 것이 주는 메시지다.

주목할 것은 두 업체가 스마트폰을 제조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값싸게 만들 수 있는 시대다. 아무리 브랜드 지명도가 높은 글로벌 업체도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풋내기 업체에 일격을 당할 수 있다. 샤오미와 마이크로맥스가 스마트폰 운용체계(OS)로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프로젝트(AOSP)를 쓰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쓸데없는 부가기능을 빼고 기본 기능 구현에 충실했다. 구글에 종속하지 않아 앱 서비스 선택권을 넓혔다. 단지 값만 싸 성공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저가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구글은 AOSP에 맞서 각국 스마트폰 업체들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초저가 제품 확대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애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OS 충성도가 낮은 글로벌 안드로이드폰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상황이다. 가격부터 제품, 유통까지 기존 전략을 확 뜯어고쳐야 할 형편이다.

그렇다고 각국 저가 업체들에 맞서 똑같은 저가제품으로 맞서기 힘들다. 품질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현지 소비자가 수용 가능할 정도로 가격을 낮추는 혁신이 절실하다. 아울러 안드로이드를 무섭게 위협한 AOSP를 보급형 제품에 적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 변화가 심상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