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가보건서비스, 후지쯔에 1조원 물어줘야 할 위기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가 일본 후지쯔와의 소송에서 패소, 1조원이 넘는 돈을 물어줘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는 NHS 60년 역사상 가장 큰 소송 금액이다.

6일 컴퓨팅,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국가보건서비스(NHS) IT프로젝트 개발사인 후지쯔와의 소송에서 패해 7억파운드(약 1조2209억원)를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후지쯔는 NHS IT프로젝트 3대 개발사 중 한 곳으로, 영국 남부 지역 환자들의 건강 기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NHS는 이후 후지쯔에 더 많은 서비스를 요구했고, 후지쯔는 이를 위해서는 돈이 더 필요하다고 맞받아쳤다. 합의가 무산되자 2008년 NHS는 후지쯔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NHS는 이와 관련 2008년 후지쯔를 계약해지 한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NHS는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호 합의점에 도달할 수 없었다”며 “납세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지쯔는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뒤 바로 NHS를 고소했다. 당시 전체 프로젝트 비용이었던 8억9600만파운드(약 1조5638억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금액인 7억파운드(약 1조2209억원)를 청구했다. 영국 내각부가 나서서 중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소송은 비밀리에 진행돼 최근에서야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영국 정부와 후지쯔는 소송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영국 내각부 대변인은 “후지쯔는 IT서비스에 있어서 중요한 기업이며 영국 정부는 이번 일에 있어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후지쯔 대변인은 “후지쯔는 과거 영국 정부와 좋은 관계를 맺어왔고 향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마가렛홋지 퍼블릭 어카운트 커미티 의장은 “영국 정부는 좀 더 투명하게 바뀌어야 한다”며 “이 소송이 사실이라면 세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NHS의 IT서비스는 너무 많은 예산이 소요,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도 받고 있다. 영국 국립감사원의 최근 감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NHS IT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127억파운드(약 22조1640억원)다. 이 중 최소 27억파운드(4조7120억원)가량을 세금으로 충당할 계획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