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사장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김경록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사장은 여름휴가를 떠날 때 가방에 책한 권을 잊지 않았다. 다독하는 습관도 몸에 뱄지만 ‘이 책만큼은 올 여름에 꼭 읽어야 겠다’는 결심이 진작부터 있었다.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먼 사이넥이 지은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가 김 사장이 선택한 책이다.

[CEO와 책]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사장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이 책을 만 난건 두 달 전 미국 보스턴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사 주최로 열린 사장단 정기교육에 참가했을 때다. 최근 미국 IT 업계에서 연평균 40%대 성장률과 1%대 이직률로 화제가 되고 있는 ‘넥스트 점프’라는 기업을 방문한 당시 이 책을 경영 지침서로 삼은 것을 보고 관심을 가졌다. 회사 성장과 인재 확보라는 경영자 숙명과도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혜안을 제시해 줄 것 같은 기대감도 들었다.

김 사장은 “낮은 이직률과 높은 성장률은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는 수치”라며 “경영자로서 부럽고 궁금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 표현을 빌리자면 이 책은 경영지침서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지금까지 대다수 경영서적이 기업 외형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직원 성장과 회사 성장을 동일시한다. 직원이 성장하면 회사가 성장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과 회사가 서로 성장하는 순환구조는 ‘신뢰’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신뢰야 말로 직원이 회사를 믿고 자기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만드는 요소라는 설명이다.

김 사장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안전권(Circle of Safety) 설명이다. 직원이 회사에 대한 신뢰를 갖고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부 위험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안전권 개념의 핵심이다. 김 사장은 “해고 위협이나 직원 갈등 등 내부 위험이 많은 회사 직원은 기업 경쟁 등 외부 위험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며 “이를 막기 위한 장치로 안전권을 확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확립했다”고 말했다.

직원이 좋은 호르몬을 분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는 내용도 큰 영감을 줬다. 협동, 신뢰, 충성심을 키우는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을 분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유대감이 생기고 협업할 수 있다는 내용은 정서적 교감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김 사장은 이 책을 회사 경영진에게 선물하고 독서를 권장할 계획이다. 한국, 프랑스,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인력이 모여 있는 회사 특성을 감안하면 조직 융합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경영진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 사장은 “고용, 복지, 안전 등 기본 근무 환경을 개선해 안정적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며 “경영 환경 개선 리스트를 작성해 작은 것부터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