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가전 양판점이 ‘소비세 인상’ 역풍에도 불구, 호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대형 양판점의 이번 2분기 연결 결산을 분석한 결과, 야마다전기가 3억엔의 흑자 전환을 기록하는 등 3개사 모두 실적이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증세 이후 사재기 양상은 없어졌지만, 단가 상승과 경쟁 완화 등의 영향으로 수익 증가와 흑자 전환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단가 상승
일본 경기의 회복으로 고기능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케이즈홀딩스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주력 제품의 평균 단가가 전년 대비 약 10% 올랐다. 평면 TV는 대당 약 20만엔(약 200만원)을 호가하는 50인치대 제품이 잘 팔리고, 해상도 높은 4K TV도 호조세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 지원 종료에 따른 교체 수요로 PC 관련 매출 역시 20%가량 늘었다. 케이즈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4배 오른 27억엔을 달성, 4~6월 실적으로는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디온도 높은 가격대의 상품이 잘 팔려, 6억엔의 흑자(전년 동기는 13억엔 적자) 전환이 가능했다.
◇경쟁 완화
일본 가전〃〃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생산량을 최적화하고 있다. 과잉 생산으로 발생한 재고품이 인터넷 쇼핑몰로 흘러들어가고, 이는 곧 정상 가격체계를 붕괴시킨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게 가전업체의 의지다. 이에 따라 양판점 측도 과도한 할인을 자제하고 있다.
누그러진 가격 경쟁의 영향으로 야마다의 매출 총이익률은 약 1.4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기에 있었던 중국 매장 폐쇄 관련 특별 손실이 없어진 것도 한몫해 최종 손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기간의 차이
소비세 인상 이전에 몰렸던 수요로 인해 일부 제품의 배송이 4월 이후 이뤄지고, 그에 따라 매출 계상시기가 2분기(4~6월)로 이월되면서 회계상 덕을 봤다.
야마다의 3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70% 급증했다. 이후 소비세가 인상되면서 4월에는 15%, 5월은 10%, 6월도 14%씩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3월 말까지 배송이 늦어지면서 4월 이후 고객에게 전달된 상품이 수백억엔 규모에 달했고, 이게 2분기 매출로 잡힌 것이다. 그 결과, 4~6월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라는 소폭 감소에 그칠 수 있었다.
케이즈도 150억엔 규모의 판매 기간 차이가 발생, 2분기 실적을 커버해줬다. 가토 슈이치 케이즈홀딩스 회장은 “증세 효과는 2분기 중 사라지고 소비는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야마다의 IR 담당자는 “에어컨 등은 판매가 호조세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증세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일본 3대 가전 양판점의 월별 매출 추이(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