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중소업체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시장개척단을 구성했다. 국내 중소업체가 해외 납품 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한전은 국내 중소업체 30여 개사로 시장개척단을 구성하고 오는 10월 1·2일 이틀에 걸쳐 필리핀에서 운영 중인 일리한, 세부 발전소를 방문한다. 한전이 송변전 외에 발전분야 중소업체로 해외 시장개척단을 꾸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전은 개척단에 참가한 중소업체 대상으로 발전소 교체 부품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수의 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 방식이지만 가격경쟁력만 갖추면 수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외산 부품에 비해 성능은 유사하지만 가격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시장개척단 참가업체를 선발했다”며 “원 제작업체보다 가격이 비싸면 어차피 해외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이에 앞서 ‘해외 발전소 부품국산화 협력회사 간담회’를 열고 필리핀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국산 부품을 일일이 확인했다. 국산화 가능성이 있는 부품을 찾아 규격을 대조하기도 했다. 담당 업무도 해외 발전처 운영기술팀이 맡았다. 한전 내 대부분 조직이 송변배전처럼 전력계통망 관련 업무를 맡아 발전분야 전문성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한전은 이와 함께 필리핀 내 외국계 회사가 운영 중인 28개 발전소 정비 담당자를 초청해 제품 설명회도 가질 예정이다. 기존 시장개척단이 해외 현지 바이어를 초청해 면담을 갖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 현지 바이어가 실제 구매력이 없는 경우도 많고 대부분 중개상이라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한전 측은 “국산화 100%를 이룬 국내 발전소용 부품을 해외 사업소에 적용하는 한편, 외국계 발전소에도 수출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국산화된 제품 대부분이 성능은 유사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발전소 정비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서로 윈-윈”이라고 말했다. 개척단 참가 예정인 중소업체 대표는 “발전회사에서 시장개척단을 꾸려 필리핀 일리한 발전소 방문했는데 정작 국제 입찰 띄우고 입찰 여부도 알려주지 않아 참여도 못했다”며 “이번 개척단은 한전이 운영 중인 발전소 부품구매 입찰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 수주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