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위적이라도 LED 시장 창출해야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이중고를 겪는다. 가격 폭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된 가운데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시달린다. 이대로 가다가 말라죽겠다는 두려움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할 것 없이 퍼져나간다.

다이오드는 전기 성질인 양극과 음극을 모두 가진 장치다. 두 극이 부딪치면 빛이 나오는 특성을 이용해 화합물에 전류를 흘려 빛을 발산하는 것이 LED다. 백열등, 형광등과 같은 기존 전기 장치보다 전력 소모, 수명, 선명도 모두 좋다. 조명뿐만 아니라 전자제품, 자동차 등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무엇보다 친환경이다.

문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시장 확대 속도보다 가격 하락세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출하량이 늘어도 매출은 줄어들 정도로 업체는 고통스럽다. 값싼 중국산 LED 칩과 패키지까지 들어와 국내 업체는 더욱 힘들다. 시장이 막 커질 텐데 그 전에 고사할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그렇다고 글로벌 시장경제에서 중국산이라고 막을 수 없으니 난감하다. 국내 업계가 당분간 버틸 수 있도록 고통을 덜어줄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인위적일지라도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조명 시장부터 빨리 키워야 한다. 어차피 국내외에서 백열등 판매와 생산을 금지해 계속 커질 LED 조명 시장이다. 이 속도를 조금 더 빠르게 해야 한다. 정부만이 할 수 있다. 각종 공공시설, 신축 건물 및 시설에 LED 조명을 의무화하는 것이 방법이다.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국민의 저녁 시간 활용 증대와 같은 명분도 있다.

그래봤자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업체만 좋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국산과 중국산 LED 간 품질 차이가 아직 있다. 스포츠시설, 산업용 등 고품질, 고출력 LED가 필요한 시장만이라도 빨리 키우면 국내 업체가 숨 쉴 여지가 생긴다. 세계 시장을 노린 LED 칩과 패키징 업체가 투자를 더 할 것이며 장비 등 관련 산업도 덩달아 살아난다. 지방자치단체까지 포함한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중국 업체 기술력이 더 이상 좋아지기 전에 서두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