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산업 돋보기] <30>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기 징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올 들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급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들 전기차 선도국 외에 인도를 비롯한 주요 신흥국까지 전기차 보급 촉진 대열에 가세해 세계 전기차 시장이 머지않아 본격 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최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은 올 상반기 전기차(이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포함) 판매량이 작년 상반기 4만1000대보다 33% 증가한 5만4000대를 기록했다. 3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도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이 2만대를 돌파해 작년 상반기 6000대의 3.5배로 증가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12만5000대로 작년 9만6000대에 비해 30%, 중국의 올해 전기차 판매량도 작년 1만8000대에서 5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일본, 프랑스 등 여타국 시장까지 포함하면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5만~30만대로 작년의 19만대에 비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듯 전기차 시장에 매우 보수적인 후지경제연구소마저 최근 2030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를 기존의 501만대에서 584만대로 수정했다.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2030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3년에 비해 30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주목할 대목은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보급 정책이 한층 더 강화된 점이다. 올 들어 미국은 전기차 세금 공제 한도를 7500달러에서 1만달러로 확대하는 방침을 공표했고, 캘리포니아 등 8개 주는 2025년까지 무공해차 300만대를 보급하는 정책을 공동 발표했다. 중국은 신에너지차 소비세 10% 면제 조치를 9월부터 시행키로 하는 한편 관용차 30% 이상을 신에너지차로 구매하도록 의무화했다.

게다가 주요 신흥국의 전기차 보급 정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인도는 2조원 규모의 전기동력차(하이브리드카 포함) 구매보조금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필리핀은 전기차 10만대 보급 정책을 검토 중이며 러시아도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강구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올 초부터 외국 업체의 자국 내 전기동력차 생산 신청서를 받고 있다.

요컨대 미국과 중국이 전기차 보급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가운데 주요 신흥국까지 전기차 보급 촉진 대열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이는 세계 전기차 시장이 조만간 본격 성장기에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부와 업계의 전기차 시장 성장기 진입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