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민간 항공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에어버스의 공세가 거세다.
닛케이신문은 에어버스가 중국 기업과의 협력으로 현지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우위에 올라서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에어버스는 지난 2008년 유럽 이외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해외공장을 중국 톈진에 마련하고, 보잉 중심이던 중국에서 기업 및 정부와의 협력을 확대해 왔다. 그 결과 보잉의 독주체제이던 중국 시장에서 에어버스 점유율은 지난해 50%까지 높아졌다.
톈진 공장은 에어버스가 51%, 국영 항공기제조사 중국항공공업집단(AVIC) 등이 49%를 투자해 합작 설립한 공장으로 근로자의 90%인 400여명이 교육을 받은 현지인으로 구성됐다. 중국 시장 인기 기종인 A320을 월 4대 생산하고 있다.
공장 주변은 중국 각지에서 부자재가 모이며 항공기 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미국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등 관련 회사 25개도 자리 잡았다. 톈진시는 현지 항공산업 규모가 지난 2007년 4억4000만위안(약 734억원)에서 2012년 253억500만위안(약 4조2000억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밝혔다.
에어버스의 중국 내 인지도와 주문량이 급상승하자 보잉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회사는 중국 정부의 요청에도 현지 생산을 꺼려왔지만 지난해부터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으며 737기종 조립라인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급성장한 에어버스와 시장을 지키려는 보잉에 더해 중국도 자체 제작 항공기를 개발하며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국영 중국상용비행기공사(COMAC)는 내년 첫 비행을 목표로 최대 168좌석 규모의 C919를 준비 중이다. 중국국제항공, 동방항공 등 중국 항공사는 380대를 선주문 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러시아와 대형 여객기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중국 민간항공기 수요는 중산층의 확대와 민영항공사 설립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세계 항공시장 연 평균 성장률은 4.7%지만 중국은 7%를 웃돌며 중국 여객기와 화물수송기 보유 대수는 4000여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는 조만간 중국이 글로벌 1위 시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