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 제품과 농수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공영 TV홈쇼핑이 내년 새로 생길 전망이다. 데이터방송 홈쇼핑 활성화 방안도 연내 발표한다. 중소기업과 농수산 생산자에 효과적으로 판로를 열어줄 효율적 운영 방안이 숙제로 꼽힌다.
미래부는 12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 보고한 SW·정보통신서비스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중기 제품과 농수산물 판로 확대를 위한 공영 TV홈쇼핑 신설 계획을 밝혔다.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소비자에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유통 경로를 제공, 중소기업 성장과 창업 활성화를 촉진한다는 목표다.
기존 TV홈쇼핑은 높은 판매 수수료 부담과 대기업과의 경쟁 열위로 인해 중소기업이 활용하기 어려웠다. 2011년 설립된 중기 전용 홈앤쇼핑은 중기 제품 취급 비중이 높지만, 다양한 중소기업 방송 수요를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미래부의 판단이다.
신설 홈쇼핑은 현재 30%대인 판매수수료율을 10∼20%대로 낮추고 초기 창업 기업의 창의적 제품에 문호를 개방, 혁신 제품을 가진 중소·벤처기업이 수월하게 판로를 찾게 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이나 농수산물 생산자는 홈쇼핑 방송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공영 홈쇼핑이 판매 수수료를 낮추면서 기존 사업자도 수수료를 조정하는 등 홈쇼핑 업계 경쟁을 촉진하고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불공정 거래 관행도 완화되리란 기대다. 미래부 관계자는 “창업·중소기업 혁신 제품을 집중 소개, 매출 증대와 창업 저변 확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올해 설립 작업을 추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사업자를 선정해 중반께 신규 홈쇼핑을 개국한다. 공적 자금으로 최소 51% 이상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보유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유통센터나 농수산물유통센터 등이 주요 참여 주체로 거론된다. 구체적 운영 방식은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초 확정될 전망이다.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홈쇼핑이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며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 포화된 홈쇼핑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영 홈쇼핑이 공무원 마인드로 운영되다 자칫 중기 제품 전문 백화점을 표방한 ‘행복한 세상’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공적 자금 투입 비중이나 민간 부문 지분 참여 등을 놓고 정교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기 산업계와 농수산업계의 조화를 모색하고, 공익적 성격과 민간의 활기 간 시너지를 내는 구조가 필요하다.
미래부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TV에서 리모컨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데이터방송 홈쇼핑(T커머스) 활성화 방안도 연말까지 내놓는다. 현재 5개 홈쇼핑 기업을 포함, 10개 기업이 T커머스 사업권을 갖고 있으나 KTH와 티브로드 아이디지털 2개사만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CJ·GS·NS·현대·롯데 등 5개 홈쇼핑 사업자가 중기 제품 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 계획을 밝힘에 따라, 이들 채널 신설 과정에서 T커머스 관련 정책도 조율될 전망이다. 화면 중 동영상 비중과 실시간 편성 여부 등을 놓고 홈쇼핑 업계와 갈등을 벌이는 KTH 등 기존 T커머스 사업자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제7홈쇼핑 신설 움직임과 T커머스 사업자를 견제하기 위해 중기 전용 T커머스 채널 신설을 들고 나온 홈쇼핑 업계와 신설 홈쇼핑에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관련 기관 간 수싸움도 가열될 전망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국내 6개 홈쇼핑 채널 승인 시기:
1995 CJ홈쇼핑, GS홈쇼핑 → 2001 N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 2011 홈앤쇼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