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가 지난 2002년 IT버블 이래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서비스가 있다. 이들은 기존 산업군을 대체할 수 있는 혁신성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2일 벤처비트는 전미벤처캐피탈연합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2분기까지 실리콘밸리에 투자된 금액이 165억달러로 전년도 투자액의 96.5%까지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또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의 매출과 이익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기업군은 온라인 서비스다. 프리미엄 콜택시 서비스를 표방하는 ‘우버’와 빈방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이다.
우버는 택시산업을 대체하고 리프트, 사이드카 등 다른 차량 공유기업을 등장시킬 정도로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했다. 에어비앤비는 숙소의 개념을 바꿔 누구나 빈방을 빌려줄 수 있고 빌릴 수도 있는 ‘프로슈머’ 개념의 숙박업을 창출했다.
또 여행사를 통하지 않아도 손쉽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익스피디아’나 부동산 중개인의 고유 영역이었던 주택 매물 정보 서비스 ‘질로우’,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중개서비스 ‘프리블로’, 연봉정보 공개기업 ‘글라스 도어’ 등은 기존 서비스 산업의 진입장벽을 넘어 소비자가 손쉽게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고 여기서 소비를 이끌어내는 새 서비스 사업군으로 각광받고 있다.
KOTRA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100억달러로 이달 1일 기준 우리나라 현대중공업이나 삼성SDI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버는 170억~180억달러로 LG화학, KB금융과 유사하다. 질로우는 56억5000만달러로 한국가스공사, S-오일과 대등한 시가총액을 보인다.
갈수록 개인의 데이터가 많이 공유되면서 빅데이터 시대에 이들 데이터의 이용과 관리는 기업 입장에서도 필요한 상황이다. 초반에는 전통적인 산업군과 이들 서비스가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최근 질로우의 경우 부동산 중개기업이 해당 플랫폼을 마케팅 수단이나 자료관리 도구로 적극 활용하면서 서비스가 정착됐다. 글라스도어 역시 불가침의 영역이던 연봉 정보를 명확하게 공개하면서 구인구직 서비스 산업 자체의 신뢰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KOTRA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서비스 산업 경향을 보면 사업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온라인 서비스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기존 제조업보다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