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사업화의 질적 개선에는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한 방안이 필수적이다. 현재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 자금은 풍부하지만 기업이 성장과정에서 직면하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넘는 데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관련 법률 제정, 지원 조직의 개편, 사업화 중간 조직의 설립처럼 단계별 지원 전략을 세웠다.
창업 초기 2~3년 간은 자본금은 소진되는데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자금은 늘어난다. 5~6년은 초기 투자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한편에서는 사업화를 위한 자금도 필요하다. 자리를 잡아도 성장, 사업 확장을 위한 설비 투자 및 대규모 외부 자금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해결방법으로 자주 거론되는 모델이 ‘스웨덴 패러독스’와 그 극복과정이다. 스웨덴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1990년대 중반 높은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가 경제성장세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당시 스웨덴 혁신청은 △대형 다국적 기업 중심의 연구개발 투자가 비효율적으로 변질 △대학 기술창업 등 신기술 기반의 창업이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구조와 인센티브 약화 △스웨덴의 노동시장과 인센티브 구조의 문제로 분석했다.
스웨덴 정부, 공공기관, 지방정부는 기술지주회사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자금을 지원했다. 과거에는 대학으로부터의 자금 투자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노베이션 브릿지(Innovation Bridge)’와 같은 공공펀드와 정부 투자은행 성격의 ALMI, 지방정부로부터 사업화 단계별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대출과 투자의 형태로 자금 지원됐으며 최근에는 대학기술지주회사가 자체 투자펀드도 조성 중이다.
또 스웨덴 혁신청은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이 기업 설립 프로젝트와 효과적으로 연계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또 예테보리 대학의 기술 지주회사는 외부 엔젤 투자가와 벤처 캐피털로부터 직접 투자금액의 약 9배에 달하는 810억원 유치에 성공했다. 수익은 기업설립에 재투자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도 “대학이 앞장서서 벤처 사업 관련 수익금을 재투자해야 외부 펀드들이 참여한다”며 “기업 초기 설립 단계부터 아이디어 사업화를 외부에서 검증받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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