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연구개발(R&D) 비용이 5년 연속 증가 추세다.
닛케이신문은 자체 실시한 264개사의 R&D 투자 계획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전체 R&D 비용은 11조6256억엔(약 116조원)으로 전년보다 4% 증가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업체들은 주로 연구소 등을 신설하고 해외 R&D 거점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가장 많은 R&D 비용을 투자한 기업은 도요타 자동차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최대 금액인 9600억엔(약 9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하반기 첫 출시하는 수소연료 전지차의 향후 제조 비용을 낮추기 위한 연구와 수소를 저장하는 탱크 등 관련 부품을 개선하는 기술 개발에 대폭 투자한다.
R&D 투자금 기준으로 혼다와 닛산이 뒤를 이으며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상위 3개사에 모두 자동차 제조사가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기업은 이번에 조사된 전체 R&D 투자금의 30%를 차지했다.
소재, 전자, IT기업들은 전체 금액의 20%로 조사됐다. 해당 업체들은 특히 R&D 인프라에 집중 투자를 예고해 전년보다 12.3% 증가한 3700억엔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R&D 투자 순위 5위인 파나소닉은 수소를 기간 에너지로 활용하는 수소 사회를 겨냥해 기술개발에 주목하고 오는 2030년까지 1조엔 규모의 사업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R&D 투자 계획 조사 결과는 총 310개사의 답변 중 전년도 조사에 참여한 264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뉴스해설
올해 일본 기업들의 R&D 투자 확대는 최근 실적 개선으로 인해 자금여력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일본 상장기업의 경상이익은 예상치를 웃돌며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금융 기업을 제외한 1500여개 기업의 경상이익은 약 28조엔(약 280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이후 12조엔(약 120조원)까지 떨어졌던 것의 갑절 이상이다.
전기차로 빠르게 시장이 재편되고 웨어러블기기 등 신제품 출시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자동차, 전자 등 주요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된 것도 R&D 투자 확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업체들은 우수인력 확보와 신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가 전통적인 R&D 거점 미국과 함께 전체 해외 R&D 투자액의 52.5%를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우수 인재 확보 등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베트남과 인도에 R&D 거점을 확충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개발과 IT 기술자 육성에 나섰다. 미쓰비시 전기는 중국 총괄에서 산학 연계를 강화해 향후 현지 대학 및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히타치 제작소 역시 동남아를 비롯해 중국, 인도로 거점을 확대한다.
<일본 R&D 비용 상위 10개사 현황 / 자료: 닛케이신문>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