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와 신호등이 많은 도시의 주민보다 한적한 교외에 사는 사람들이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 등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도시라도 교차로와 길거리가 많은 지역에 살수록 건강에 좋았다.
14일(현지시간) 미국의 `교통·건강 저널`에 실린 미국 코네티컷대학과 콜로라도대학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교차로가 많이 들어선 전통적인 도시에 사는 시민이 교외·전원 등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민보다 더욱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지역의 설계상 전통적인 도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이 걷거나 자전거를 더 타는 덕분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인구 3만∼10만명 규모의 캘리포니아주 도시 24곳을 선정한 뒤 이들 지역에 사는 주민 5만명을 대상으로 거리와 건물 간격 등 거주지역의 설계가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천식 등 각종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교차로가 많은 거주환경에서 사는 주민일수록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에 비해 비만 정도가 확연히 낮았다.
또 도시 전체로는 교차로가 많은 도시 주민들은 그렇지 않은 지역민에 비해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이 작았다.
교차로가 많은 곳일수록 주민들이 차량보다는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거리 간 간격이 넓거나 대로(大路)가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비만과 당뇨병으로 고생할 확률이 높았다.
실제로 조밀하지 않은 곳에 주로 들어선 대형할인점 부근에 사는 주민들은 그렇지 않은 지역민보다 비만율이 13.7%나 높았고, 당뇨병 가능성은 무려 24.9%가 증가했다. 대형할인점이 있는 지역의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잘 걷지 않고 차량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집과 건물이 듬성듬성 들어섰거나 나무가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건물 밀집 지역에 사는 주민들보다 운전시간이 18%나 많았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거리 간 간격이 넓거나 대로가 많은 지역은 주민의 건강 차원에서는 상대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거주환경이라고 결론지었다.
현재 전체 미국인 가운데 68%가량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