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에서 일정 기간 사용한 연료는 원전 내 임시저장 시설로 옮겨진다. 여기서 재처리 시설이나 중간저장 시설, 최종 처분 시설로 이동하기 위한 운반이 필요하다. 사용후핵연료는 많은 방사능과 높은 열을 내기 때문에 우선 원전 내 습식 저장 수조에서 방사선과 열을 적정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철강이나 합금, 납으로 특수 제작된 운반용기에 담아 목적지로 옮긴다. 사용후핵연료 소외 운반은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 간 사전 협의를 통해 운반 방법과 경로를 결정한다. 여러 상황에 대비한 대응절차도 준비해야 한다. 운반 중에도 용기에 대한 주기적인 검사와 추적 관리를 실시하는 등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 등 국내외 관련 법규를 따라야 한다.
사용후핵연료 운반 수단은 나라별 특성에 따라 도로나 철도, 선박이 이용된다. 1971년 이후 세계적으로 약 7000여회에 걸쳐 8만톤이 넘는 사용후핵연료가 이동됐다. 국내에서도 약 1000여 다발의 사용후핵연료를 고리원전에서 160여회 이상 원전 내 호기 간 운반하는 데 성공했다.
용기는 원자로 격납 용기와 동일한 개념으로 정상 운반은 물론이고 화재와 낙하, 침수 등 어떠한 사고에서도 안전성과 구조 건전성을 유지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안전성 해석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9m 높이에서 철판에 떨어뜨리는 자유낙하 시험과 1m 높이 관통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화재사고를 가장해 800℃ 온도에서 견뎌야 하고 수심 200m의 물속에서도 변형이 없어야 한다.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 기술은 원자력연구원 주관으로 운반용기 KSC-1와 KSC-4 개발을 끝냈다. 현재 시험용 운반과 원전 소내 운반용으로 사용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주관으로 개발한 운반용기 KN-12, KN-18 등은 이미 상용화돼 원전 소내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옮기는 데 활용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운반용기는 100% 국산화되지 않았다.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 KN-12 기본 기술은 독일에서 들여와 제작, 성능시험만 국내에서 수행했다. 중수로용 Histar-63은 미국 홀텍(Holtec)에서 도입했고 경수로용 KN-18은 일부 외국 기술을 활용해 국내에서 설계·제작 중이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저연소도 사용후핵연료 운반과 저장 겸용 금속용기와 콘크리트 저장용기는 현재 개발 중”이라며 “저장이나 처분에 모두 쓸 수 있는 다목적 용기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