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동대구IC를 빠져나와 대구 동구 신서동 대구혁신도시로 이어지는 길이 최근 새로 뚫렸다. 이 길을 따라 10여분을 달리면 ‘메디시티(Medicity) 대구’의 심장인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대경의료단지)와 만난다.
대경의료단지는 대구혁신도시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동서로 시원스레 이어진 혁신대로를 따라 아파트와 원룸 건축이 진행 중이다.
단지 활성화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오전 8시 출근 시간,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 본사를 이곳으로 옮긴 공공기관들의 통근차량과 버스가 쉴 새 없이 드나든다.
대경의료단지는 공공기관이 이전한 혁신도시(442만㎡)내 103만㎡ 규모로 조성 중이다. 오는 2038년까지 총 4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단지 기반공사는 지난해 마무리됐다.
신약개발, 첨단의료기기개발, 실험동물, 임상시험신약생산 등 정부 핵심연구시설과 지자체 시설인 커뮤니케이션센터도 지난해 준공을 마쳤다.
대경의료단지는 ‘메디시티 대구’의 핵심 인프라다. 대구시는 대경의료단지를 국내 최대 의료산업 R&D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가능성은 의료산업분야 탄탄한 인프라에서 찾을 수 있다. 대구경북은 7개 의과대학에서 국내 전문의료인의 20%를 배출했다. 대구경북 19개 대학교, 227개 의료관련 학과에서 매년 4만10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단지 내 기업 유치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8월 현재 한국뇌연구원과 한의학연구원 분원, 3D융합기술지원센터 등 3개 기관, 18개 기업을 유치했다. 지난 5월엔 바이오 의료연구개발업체인 내츄럴씨앤에프 등 5개 기업이 한꺼번에 단지 내 입주 승인을 받았다.
대경의료단지 입주기업은 3년간 국세를 면제받은 뒤 2년간 50% 감면, 지방세 10년간 면제후 3년간 50% 감면의 혜택을 받는다. 이 같은 혜택으로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
대경의료단지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도 발 벗고 나섰다. 대구시는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에서 한시조직이었던 첨단의료산업국을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의료단지를 본궤도에 올려 놓을 때까지 지자체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다.
시는 아울러 대경의료단지 활성화를 위해 기술(R&D)과 환경(기업지원시스템), 사람(우수한 인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 기업유치, 활력 넘치는 단지 조성 등 3가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우선 R&D와 일부 지원 기능만 갖춰진 의료단지의 기능을 보강할 방침이다. 또 대·중·소 및 외투기업을 포함해 매년 20개의 기업을 단지 안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료재단 및 단지 내 국책기관 등과 협력해 기업 R&D자금을 확보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지역 의료업계 관계자는 “대경의료단지가 글로벌 R&D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의료관련 기업과 기관 유치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한 연구환경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