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쿠, 하이센스·TCL과 전략적 제휴...스트리밍 셋톱박스에서 TV OS 기업으로 변신

로쿠가 하이센스, TCL과 손잡고 자사 운용체계(OS)가 적용된 스마트TV를 내놓는다. 시판은 올해 가을부터다.

21일 비즈니스위크는 하이센스가 로쿠 OS 기반의 스마트TV인 ‘하이센스-로쿠TV’를 이번 주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하이센스-로쿠TV 실행화면
하이센스-로쿠TV 실행화면

하이센스-로쿠TV 소프트웨어의 형태는 기존 로쿠박스와 유사하다. 1700개 채널을 시청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앱을 통해 넷플릭스나 유튜브 동영상을 TV로 재생할 수 있다. TCL-로쿠TV도 유사한 형태다.

시장조사업체 디퓨전그룹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체 가구 중 스마트TV 보유 가구 비중은 63%로 전년도에 비해 10% 상승했다. 마이클 저슨 디퓨전 사장은 “디바이스가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지만 제조사의 인터넷 연결 기능 자체가 사람들이 해당 기능을 많이 쓰도록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로쿠는 인터넷 연결성이 TV사용 증가로 연결되도록 바꾸는 전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쿠박스는 미국 미디어 스트리밍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갖고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파크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미국에서 로쿠는 44%로 시장 1위이며 애플의 애플TV가 26%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로쿠의 전략은 소프트웨어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TV 사용자들이 처음 구매한 TV의 소프트웨어가 구식이 되면 이를 교체하고 싶어하며 주기는 1년 6개월쯤 된다는 점을 파악했다. 소프트웨어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해줄 수 있지만 물리적인 기계의 고장이나 피할 수 없는 하드웨어 구형화 현상은 계속 안고가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하드웨어는 제조사와 제휴해 해결했다.

이는 향후 1년 안에 자체 TV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과 전혀 다른 행보다. 로쿠는 스마트TV 소프트웨어 공급사의 지위에 만족함으로써 로쿠만의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는 포기하는 대신 글로벌 제조사의 하드웨어 경쟁력과 값싼 가격정책을 선택했다. 하이센스나 TCL은 로쿠 플랫폼을 이용해 각각 자사만의 TV OS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져간다.

하이센스는 최근 발표한 ‘하이센스-로쿠TV’에 대해 기존 로쿠박스나 일반 스마트TV보다 더 싸게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CL은 32인치 모델에 230달러, 55인치 모델에 650달러를 책정했다. TCL과 하이센스는 글로벌 TV시장에서 각각 세계 3위, 6위 제조사다.

크리스 라르손 TCL 임원은 “그동안 스마트TV는 마치 업계가 ‘3D’기술을 다루던 것과 마찬가지로 천편일률적으로 생산돼 왔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소비자가 매장에서 여타 제조사와 똑같은 형태의 TCL 스마트TV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