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화두로 떠오른 영화 ‘명량’. 개봉 21일 만에 누적 관객 1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아바타’를 넘어선 것이다.
불현 듯 1970년대 초 15만 관객을 동원한 ‘성웅 이순신’이 떠오른다. 영웅 ‘이순신’을 주제로 한 영화가 많았지만, 40여년이 지난 지금 ‘명량’이 성공하게 된 이유를 누군가 묻는다면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의 결과가 녹아 있다고 말할 것이다.
시나리오의 발전, 한국 영화의 발전,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대중으로의 변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과거와 현재 영화는 ICT의 발전과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CT 발전이 만들어 낸 컴퓨터그래픽(CG) 발전은 영화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한 분야임에 틀림없다. 이는 역대 영화 흥행순위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1위 아바타(약 28억달러 수익), 2위 타이타닉(약 22억달러 수익), 3위 어벤져스(약 15억달러 수익) 등 상위권 영화 모두 ICT가 지대한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 영화 중 10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해운대’와 ‘괴물’ 역시 마찬가지다.
디지털카메라, 불연속편집(nonlinear) 그리고 특수효과에서 CG로 변화는 ICT 발전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배우의 몸동작뿐 아니라 감정까지 잡아내는 ‘이모션 캡처(Emotion Capture)’,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영상이나 촬영이 어려운 장면을 묘사하는 VFX(Visual FX) 등 ICT, 그리고 이런 기술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3D 영상, 실감 영상 등은 영화 발전에서 ICT의 활용성과 중요성을 증명해주고 있다.
ICT는 다른 산업과 달리 시간이 갈수록 속도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정보통신의 역사를 열기 시작한 40여년 전 우리 ICT는 세계 선진 ICT 국가의 기술을 따라가기에도 벅찼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정상의 ICT 강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3년에 이어 올 상반기 ICT 수출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ICT 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는 스마트폰, 반도체 등 ICT는 세계를 이끌고 있지만 최근 중국의 성장세가 뚜렷하고, ICT 강국인 미국 역시 세계 최정상의 ICT 강국으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데에서 비롯된다. 구글, 아마존, MS, 애플, 페이스북 등 이름만으로도 미국이 가진 세계 ICT 시장에서의 영향력에 대한 설명은 충분할 것이다. 또 세계 인구 5분의 1을 보유한 중국은 세계 최대 ICT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화웨이, ZTE, 샤오미 등은 중국의 ICT를 상징함과 동시에 세계 ICT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ICT 산업의 환경 대응력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세계 ICT 시장의 격변은 우리에게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의 약진과 미국의 강세가 이어지지만 이는 곧 세계 ICT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ICT의 고도화, 융합 확산을 통한 신산업 창출, ICT 중심의 융합 촉진 등의 산업 활성화를 도모한다면 커지는 시장이 분명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이미 의료, 교육, 군사, 마케팅, 디자인, 관광, 문화 등에서의 활발한 융합과 ICT 융·복합에 대한 연구개발은 미래로 가는 속도를 높여주고 있다. 이는 ICT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줄 우리의 미래를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ICT는 사물인터넷(IoT), 5세대 이동통신, 3D 프린팅 등 새롭고 발전된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에는 ICT의 활발한 융·복합을 통해 모든 분야에 ICT가 접목되리라는 것이 예측 가능하다. 이제는 새로운 기술력과 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을 요구하는 시간 사이클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창조경제 달성의 중심에는 분명 ICT가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임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ICT가 국가경쟁력 확보는 물론 대한민국 발전의 핵심이 될 때 우리나라 창조경제가 한 걸음 더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ICT가 세계 시장에 다시 한 번 감동과 놀라움을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황중연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부회장 jyhwang@kfic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