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중국서 2000억원 벌금 폭탄

중국 규제 당국이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2000억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21일 인민일보, 닛케이 등에 따르면 중국규제 당국은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12곳에 반독점금지법 위반 혐의(가격 담합)로 총 12억3540만위안(약 2052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규제 당국은 자동차용 베어링 제조업체 NSK에 반독점 위반 혐의로 1억7490만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베어링 제조업체 NTN에도 1억1920만위안의 벌금이 부과됐다. 히타치, 스미토모, 덴소, 미쓰비시전기 등 10개 일본 자동차 부품 제조사도 벌금을 내야한다.

규제당국은 12개 기업의 전년도 매출액의 1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반독점법 과징금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중국 반독점법에 따르면 규제당국은 기업의 전년도 매출액의 1~10% 사이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반독점법 대상이 자동차 부품업체까지 확대된 것은 법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이 송린 노무라 리서치 센터 매니저는 “대부분의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자동차 제조사 하청업체로 제조사의 공급 시스템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희생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인민일보는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US위클리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2013년 전 세계 100위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순위에 일본 업체들이 29곳이나 차지했다.

최근 중국은 반독점법을 이용해 해외 자동차 업체들을 압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해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내 부품과 자동차 가격을 서둘러 인하했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도 부품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재규어랜드로버, 도요타, 혼다 등 해외 업체들도 서둘러 자동차 가격을 내렸다.

최근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던 독일 폭스바겐아우디는 18억위안(약 3000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중국 당국은 반독점법을 위반한 미국 크라이슬러에도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