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원 가격이 또 오른다. 정부가 음원 가격에서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수립한 데 따른 변화다. 이에 따라 수익성을 위협 받게 된 음원서비스 업체는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으나 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대중적인 서비스라는 점에서 치열한 찬반 공방이 예상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2일 저작권 사용료 결정방식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놓고 음원 서비스 업계와 간담회를 연다.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다는 것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디지털 음원 가격 인상이 주요 의제다.
업계 선두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네오위즈인터넷, KT뮤직, CJ E&M, 소리바다 등 주요 음원 서비스 업체가 모두 참가한다. 소비자단체와 학계, 법조계 전문가도 함께한다. 문화부는 이 자리에서 음원 수익에서 창작자 몫을 늘린다는 방침을 전달할 방침이다.
문화부는 음원 다운로드 묶음상품, 스트리밍, 전송 등 음원 유통 전반을 포함해 음원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는 사용료 징수규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음원가격 결정의 잣대가 되는 사용료 징수규정은 작사·작곡가, 가수(연주자), 음반제작자 등 창작자를 각각 대표하는 신탁단체가 음원유통사업자에게 징수할 몫을 정하는 지침이다.
문화부는 작년 3월 사용료 징수규정을 바꿨다. 스트리밍 상품에서 창작자에게 주는 대가를 곡당 1.8원에서 3.6원으로 두 배 올렸다. 그 결과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 가격이 3000원대에서 4000원 안팎으로 1000원 정도 올랐다. 아직 문화부가 구체적인 요율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창작자 몫을 곡당 5원 정도로 올리면 50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의는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회의에서 음악 창작자들이 제기한 음원 가격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한 자리다. 당시 회의에서 한 참석자는 “음원 가격 결정에 창작자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를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간담회에는 관련 행정관이 배석할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의 관심이 높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행 사용료 징수규정을 보면 곡당 3.6원을 작사·작곡가와 가수, 제작자가 분배한다. 0.6원은 작사·작곡가 0.36원은 가수, 2.64원은 제작자에게 돌아간다. 음원 서비스 업계는 지금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 배분에서 창작자 몫이 늘어나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문화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회의를 두 차례 이상 더 갖고 협의안을 토대로 연말에 이를 반영한 사용료징수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지난 4월 대통령 업무보고 때 제기됐던 음원 가격에 창작자의 몫을 제대로 책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단체 간 협의 결과에 따라 음원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사용료 징수규정도 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