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책 시장은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콘텐츠와 단말기가 연계된 비즈니스 모델이 시너지를 내면서 여기에 영화, 음악,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판매가 함께 이뤄지는 추세다. 다만 국내 시장의 경우 콘텐츠 시장 발전속도가 뒤쳐지면서 국산 단말기 시장도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는 아쉬움을 안고 있다.
◇하드웨어
글로벌 전자책 하드웨어 시장은 아마존과 반즈앤노블즈, 애플이 나눠 갖고 있다. 이 시장은 아마존이 지난 2007년 11월 ‘킨들’ 1세대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해 9월에는 킨들 6세대를 출시하면서 콘텐츠-단말기 연계형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앱장터를 200개국으로 확대하고 단말기는 해상도를 높였다.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었던 아마존은 킨들 첫 출시 당시 이미 확보된 8만8000여종의 전자책 콘텐츠와 단시간 내 책을 볼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시장을 선도했다.
지난해 아마존 매출은 744억5000만달러에 달하며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0.2% 증가한 7억4500만달러를 기록했다. 투자분석업체 웨드버시는 올해 아마존의 매출이 897억4300만달러로 20.5% 증가하며 8억48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0년 애플 ‘아이패드’ 출시와 함께 전자책 스토어인 ‘아이북스토어’의 등장은 전자책 시장 90%를 장악하던 아마존에 대한 과감한 도전으로 평가받는다. 애플 아이패드는 전자책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복합적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태블릿PC 기반의 전자책 판로를 열었다.
반즈앤노블즈는 미국 기준 점유율 15~25%로 2위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코보와 구글플레이북스가 각각 2~5%, 1~2% 정도다.
최근 주춤했던 반즈앤노블즈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아마존에 대항하고 있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양사는 태블릿PC 공동 브랜드인 ‘갤럭시탭4 누크’의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전자책 시장의 역공에 나섰다. 갤럭시탭4 누크는 삼성전자의 7인치 태블릿PC 갤럭시 탭4에 300만 권 이상의 책을 볼 수 있는 반스앤노블의 누크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이 달부터 미국 전역 700여 개 반스앤노블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한편 국내 시장의 경우 전자책 단말기는 고사 직전이다. 국내 전자책 소비자들은 전용 단말기보다는 주로 스마트폰(44.1%)이나 데스크톱 및 노트북(38.1%)을 통해 전자책을 이용하고 있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 이용비율은 2.3%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국내 시장에 전용 단말기 출시가 늦어진데다 교보문고 ‘샘’, 킨들 페이퍼화이트, 크레마 샤인 등으로 읽을 수 있는 콘텐츠가 미국시장에서 아마존 킨들로 접할 수 있는 콘텐츠보다 월등히 적어 시장을 축소시켰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전자출판협회 관계자는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종이책 단행본이 전자책으로 전환된 비율은 약 5%에 불과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콘텐츠
전자책은 가벼운 단말기에 수천권의 책을 저장할 수 있다. 1000페이지가 넘는 종이책도 내용만 담을 수 있는 것이 전자책이다.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준 전자책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PWC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전자책 콘텐츠 시장규모는 115억5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3.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책 시장의 성장률은 다소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빠르게 종이책 시장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전세계 도서출판 시장에서 종이책이 98.8%를 차지할 때 당시 1.2%에 불과했던 전자책 시장점유율은 2012년 8.5%로 약 7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3년 국내 전자책 시장규모는 4억8800만달러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자책 시장규모의 19.7%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해 국내 도서출판 규모는 22억4100만달러로 이중 전자책은 21.8%를 차지했다. 국내 전자책 콘텐츠 시장은 오는 2017년 7억7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도서출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4%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2017년 글로벌 도서출판 시장 규모는 1043억3000만달러로 전망된다. 종이책 쇠퇴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의 성장이 전체 시장을 이끌어간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단말기의 빠른 보급이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 뿐 아니라 태블릿PC 등 범용 단말기, 널리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전자책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콘텐츠를 접할 때 눈이 피로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의 개발이 과제로 남아있다.
<전세계 도서출판 시장 규모 추이 및 전망 (단위:백만달러) / 자료: PWC>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