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홀로그램 시장 키우고, 기반도 다져야

정부가 홀로그램을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산업으로 키운다. 기술 개발과 상용화, 인프라 조성에 7년간 24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홀로그램은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해 구현한 3차원(3D) 입체상이다. 3D 안경 없이 맨눈으로 볼 수 있어 눈의 피로, 공간 왜곡이 거의 없다. 그래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콘텐츠 기술이다. 전시, 콘텐츠부터 군사, 인쇄, 계측, TV방송까지 응용분야도 많다.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가 경쟁적으로 홀로그램 사업을 육성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몇몇 중소기업이 홀로그램 기술을 개발했다. 일부 업체는 지속적 투자로 외국에서도 놀랄 정도의 높은 기술 완성도를 보인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아직 작아 도약에 한계가 있다. 시장을 빨리 창출하는 것이 산업 육성 첫걸음이다. 누구나 홀로그램을 많이 접할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 지난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방문한 K팝 홀로그램 공연장과 같은 유사 홀로그램 콘텐츠뿐만 아니라 문화재를 비롯한 각종 전시품의 리얼 홀로그램을 볼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

값비싼 실물을 대신하는 홀로그램 수요는 제법 있다. 그러나 시장 초기라서 공급가격이 싸지 않아 수요자는 구매를 망설인다. 홀로그램 구매 시 정부가 일정한 보조금을 주는 것을 시장 창출과 산업 육성 차원에서 검토할 만하다.

우리나라 홀로그램 구현 기술과 달리 기반 기술은 취약하다. 특히 재료 분야는 거의 외국에 의존한다. 장비 국산화도 더디다. 산업이 커지면 부가가치가 외국 재료, 장비 업체로 옮겨갈 판이다. 중소기업은 투자하고 싶어도 자금과 인력이 달린다. 정부는 업계와 출연연구소 공동으로 기반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중장기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 전문 인력 양성에도 도움이 된다.

간과하면 안 될 게 있다. 홀로그램 산업만큼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키워야 한다. 틈새시장을 어렵사리 개척한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시장이 커져 대기업이 들어올까 벌써부터 긴장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할 일이 따로 있다. 정부는 육성 전략을 짤 때부터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창조경제의 얼굴로 손색이 없다.